기획 & 캠페인
<박재만의 한방이야기> 미인은 박명(薄命)이라…
상태바
<박재만의 한방이야기> 미인은 박명(薄命)이라…
  • 박재만 객원칼럼리스트 pjaeman@hotmail.com
  • 승인 2007.07.02 08: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인은 박명(薄命)이라...

요즘 TV를 보고 있으면 예쁜 여자, 잘 생긴 남자들이 아주 많은 것 같습니다. 특별난 미남, 미녀를 골라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길거리에서도 미남, 미녀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요즘입니다. 마치 인류의 외모가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한창 성형수술 바람이 불어 쌍꺼풀, 콧대 세우기, 주름 제거, 치아 미백, 가슴 확대, 턱선 깎기 같은 성형시술을 한번이라도 받아본 사람 수가 셀 수 없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 여파인지는 모르겠으나 여하튼 요즘 사람들이 예뻐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옛말에 미인은 박명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미인은 대개 남자 보다 여자를 지칭한다고 했을 때 이쁜 여자는 오래 살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현대에도 해당될까 싶지만 어떤 미인이냐에 따라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미(美), 아름다움

아름답다는 것, 아름드리 나무처럼 한아름 안고 싶다는 표현입니다. 이러한 미는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회적, 역사적, 감각의 산물입니다.

미의 기준이 시대나 사회 변화에 따라, 개개인의 감각에 따라 다르게 마련입니다. 둥글한 얼굴, 앵두같은 입술, 크지 않은 가슴, 잘록한 허리와 손발목, 두렷하기 보다 어울려져 있는 이목구비가 여자 미인의 모습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남자 미인이라고 하면 두렷한 이목구비에 벌어진 가슴, 굵직한 허벅지, 약간 상기된 듯한 얼굴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요즘의 미인은 어떠합니까? 사람마다 미의 기준에 차이가 있겠지만 남녀 할것없이 큰 키, 큰 가슴, 두렷한 이목구비, 잡티 없는 피부 등 작은 것보다 큰 것을, 조화보다는 두드러짐을, 잡다한 것 보다는 깨끗한 것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전의 미가 내 품안에 쏙 안을 ‘담음’의 아름다움이였다면 점차 내 품 밖에 ‘드러냄’의 아름다움으로 변모해 가는 것 같습니다.

오장육부, 체형에 있어 큰 것보다 작을 것을, 흰 것보다 검은 것을, 살찐 것보다 마른 것을 건강에 더 유리한 상태로 봅니다. 유리하다는 것이 아름답다는 것은 아니지만 더 점수를 쳐준다는 건 사실입니다. 크다는 것은 그만큼 내실이 적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미인은 박명한다에서 ‘미인’은 다른 것보다 얼굴색이 흰 사람을 염두에 둔 듯합니다. 얼굴색이 희다는 것은 폐가 약하고 기혈이 적을 소지가 많습니다. 폐에 병이 들면 신체 여러 부위에서 흰색을 드러내기 쉬워집니다.

◆폐는 기(氣)를 주관하고 수분대사에 관여한다

폐는 몸의 기를 주관하는 장부입니다. 호흡을 통해 천기(天氣)를 받아들이고 곡식으로부터 받은 곡기(穀氣)와 합쳐져 기를 온몸으로 퍼뜨리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폐가 기를 퍼뜨리지 못하면 피 역시 퍼뜨려지지 못해 얼굴색이 하얗게 되기 쉽습니다. 또 폐는 몸의 수분대사에 관여하여 수분을 퍼뜨리는 역할도 담당합니다.

폐는 대장과 짝을 이루어 수분의 흡수와 배포에 관여하므로 폐에 병이 들면 몸에 수분이 남아돌아 정체되는 부종이 생기기도 합니다. 피부살갗을 흐르는 위기(衛氣)가 약해져서 땀구멍을 제때 닫지 못하면 몸의 진액, 땀이 새나가기도 합니다.

폐기가 허한 사람은 땀을 많이 흘리거나 식은땀을 잘 흘리는데 이런 사람들에게는 인삼, 황기로 폐기를 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폐는 오장육부의 덮개와 같다

폐는 오장육부 중 가장 위에 있어서 받아들인 기로써 다른 장부를 적셔주는 역할을 합니다. 기운을 내리고 수분 역시 아래로 흘러 대소변으로 나가게 합니다. 이런 일을 하는 폐에 병이 생기면 내려가고 퍼져야할 기운과 물이 치솟아 오르거나 머물러서 병이 됩니다.

호흡과 관련된 기침, 천식, 가래는 폐 기운이 안 내려가고 올라오는 것이라면 부종, 식은땀, 다한, 소변불리와 같은 것은 폐 기운이 약해서 수분이 머무르거나 새나가는 증상들입니다.

폐는 호흡과 연관되어 사람이 살아가는 기본 기운을 끊임없이 충족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폐병이 깊어지면 오래 살지 못합니다. 폐병이 깊어지면 얼굴색이 새하얗게 되고 몸의 바깥 기운이 바닥나기 쉽습니다. 얼굴이 하얗다고 하면 폐기가 약하기 쉽고 기혈이 부족하기 때문에 겉보기는 좋을지언정 속앓이가 있는 것이다.

폐에 병이 들면 얼굴이 희고 재채기를 자주 하며 슬퍼하고 즐거워하지 않으며 울고 싶어집니다. 또 피부가 아프고 몸이 추웠다 더웠다 하고 숨이 차고 땀이 나며 기침할 때 어깨와 등이 들썩이게 됩니다. 폐병에는 기장, 보리, 닭고기, 양고기, 복숭아, 파, 살구가 좋으며 무엇보다 찬 음식과 찬 옷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들이 예쁘다고 하는 사람은 남들이 자기를 예쁘게 본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 아름다움을 여러 사람들이 자기만의 것으로 소유하고 싶어한다는 것도 잘 알기 때문에 그 인기를 스스로 즐기게 됩니다.

늘 여러 사람들의 주목과 관심 속에 있기 때문에 자기가 누군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역으로 다른 많은 사람들을 내버려둔다는 것이기 때문에 속앓이를 하게 됩니다. 미인이 박명하는 것은 주위 사람들 사이에 분란을 만들고 결국에는 자기 마음 속에 그 분란을 끌어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미인이 너무 많아진 요즘엔 아름다움의 가치가 너무 평범해져서 누군가를 눈이 빠지도록 쳐다보게 하는 묘미가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한술 더 떠서 저 아름다움에는 분명 어떤 칼질이 있었을거야 하는 의심을 품기도 합니다.

아름다움은 번뜩이는 섬광이기도 하겠지만 친숙함에서 서서히 우러나오는 ‘품어 안음’일지도 모릅니다. 누군가, 무언가 아름답다고 느껴지거든 양팔을 벌려 살포시 안아보시기 바랍니다. 그 아름다움은 특출남이 아니라 편안함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