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은 29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뉴욕의 셰이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방문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 5이닝 동안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8안타, 4실점(3자책점)으로 막아 7-4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0승(8패)째로 1999년 빅리그 데뷔 후 첫 두자릿수 승수 달성에 성공했다. 평균자책점도 6.11에서 6.08로 낮아졌다.
지금까지는 애리조나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로 둥지를 옮기며 선발과 구원을 오간 2003년 9승(10패16세이브)이 시즌 최다승이었다.
한국인 투수로는 1997∼2001년과 2005년의 박찬호(34.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10승 달성은 김병현이 올 시즌 플로리다에서 애리조나로 옮긴 지 22일 만인 지난달 2일 플로리다로 복귀하는 등 마음 고생을 겪은 끝에 달성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김병현은 플로리다 복귀 후 지난 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까지 쾌조의 3연승으로 9승(6패)째를 올렸지만 이후 세 경기에서 2패만 안았다.
김병현의 마음을 아는 듯 이날 플로리다 타선이 집중력 있게 폭발했다.
1회 초 제레미 허미다의 투런 홈런으로 앞서다 2회 말 좌익수 수비 실책으로 1점을 내주긴 했지만 김병현의 몸놀림은 무겁지 않았다.
김병현은 3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타석에서 우익수 앞 안타를 치고 나가며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상대 선발 올리버 페레스(26)는 몸에 맞는 볼 3개로 2점을 내주며 무너져 내렸다.
23일 등판 때 김병현에게 시즌 8패째를 안겼던 상대 선발 페레스는 4회에도 2점을 내주고 조기 강판당했고 신이 난 플로리다 타선은 6회 초까지 장단 8안타로 7점을 뽑아냈다.
뉴욕 메츠(87승73패)는 김병현을 앞세운 플로리다의 `고춧가루'를 뒤집어 쓰며 필라델피아(88승72패)에 1게임차 뒤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로 내려앉았다.
뉴욕 메츠는 9월13일까지 필라델피아에 7경기 차로 앞선 지구 선두를 달리다 이후 15경기에서 4승11패로 단 16일 만에 선두를 내주는 사상 최대 역전극의 제물이 됐다.
양팀 모두 2경기씩을 남긴 가운데 뉴욕 메츠는 지구 2위가 굳어질 경우 혼전 양상인 와일드 카드 레이스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있어 남은 2경기 상대인 플로리다 눈치만 보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