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전이 4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동부그룹 인수설이 힘을 얻고 있다.
20일 업계와 채권단에 따르면 대우일렉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는 국내 사모펀드(PEF)인 케이더인베스트먼트와 동부그룹, 부실기업인수 전문업체 삼라마이더스(SM) 그룹,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다.
외견상 사모펀드와 부실기업 인수업체, 외국 가전업체의 싸움으로 보이지만 가장 큰 변수는 동부그룹으로 꼽힌다.
최근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세로 대우일렉의 매각금액은 당초 예상인 3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금 동원력을 갖춘 동부그룹이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또 동부그룹이 인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동부그룹은 대우일렉 인수가 기존 사업 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있다는 판단 아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동부그룹은 대우일렉의 기업가치는 물론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실현될 수 있을지 면밀한 검토 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대우일렉이 물류, 제철 등의 그룹 계열사와 사업적 연관성 및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인수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부그룹의 가세가 판세를 가를 전망이지만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케이더인베스트먼트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이번 대우일렉 인수를 통해 전자업계 복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재직시 애니콜 신화를 만든 이 전 부회장은 전자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고 오랫동안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장점으로 꼽힌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직접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대우일렉 직원들도 뜨거운 관심을 쏟고 있다.
삼라마이더스 그룹은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지만 상당수 계열사가 수익을 내지 못해 자금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전자 산업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삼라마이더스 그룹은 최근 런던올림픽 체조에서 금메달을 딴 양학선 선수에게 아파트를 제공해 유명세를 떨쳤다.
일렉트로룩스는 유럽발 금융 위기로 인해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으리라는 추측이다.
한편 대우일렉은 어느때 보다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최근 영업 이익 상승과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세로 예상 매각금액인 3천억원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대우일렉의 매각 시도는 1999년 워크 아웃 이후 이번이 여섯 번째다.
다섯 번의 매각노력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매각 가격은 2008년 7천억원 가량에서 5천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직원수는 워크아웃 전 1만2천명에서 현재 1천300여명 수준으로 줄어 있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매각 진행상황은 과거보다 훨씬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회사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글로벌 메이저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비전과 고용원 안정을 제시하는 업체에게 인수되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