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차 음료 맛이 이상해 살펴보니 검은색 무언가가 = 인천시 서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H음료업체에서 산 페트병에 든 음료를 마시던 중 맛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페트병을 살펴보니 검은색 이물질 이 벽면에 곰팡이처럼 붙어 있었다.
폭염이 지속되면서 가공식품이 변질되거나 곰팡이가 피었다는 소비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식품이 변질된 경우 교환이나 환불 받을 수 있으나 소비자들은 늘상 접하는 식품에서 문제를 발견해 신뢰를 잃고 제품 전반에 대한 거부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모르고 섭취한 경우에는 건강에 대한 불안을 토로하기도 한다.
8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고온다습한 날씨가 시작된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약 두 달간 각종 가공·즉석식품에 발생한 변질, 곰팡이 등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소비기한이 한 두달 이상 넉넉하게 남은 제품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날씨에 민감한 유제품 외에 카페에서 판매되는 케이크, 즉석에서 제조하는 프랜차이즈 햄버거도 변질, 곰팡이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멸균 상태로 제조되는 즉석밥, 레토르트 식품뿐 아니라 냉동고에서 보관하는 아이스크림도 변질된 사례가 잇따랐다.
주요 식품업체인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오뚜기 △ SPC삼립 △풀무원 △매일유업 △동서식품 △에치와이 △하림 △빙그레 △서울우유 △남양유업과 패스트푸드 전문점 △맘스터치 △롯데리아 △프랭크버거 △버거킹 △맥도날드 △KFC, 카페전문점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투썸플레이스 △빽다방 등 업종을 불문하고 식품 제조업체들은 이 시기 식품 변질로 인해 소비자와 갈등이 치솟는다.
소비자들은 개봉 직후 곰팡이가 핀 것을 발견하거나 섭취 중에 맛이 이상해 살피다가 변질된 상태를 확인했다. 정상적으로 유통된 제품이니 문제가 있을 거라는 의심을 가질 수 없다는 게 소비자들 주장이다. 게다가 구매 후 보관상 특별한 점이 없었다는 점도 제조 과정에서의 위생이나 품질 관리에 허점이 있었을 거라는 불신을 키웠다.
그러나 제조사들은 제조 단계가 아닌 유통이나 보관상 문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20년대 들어 제조공장이 HACCP(해썹) 인증을 받는 등 문제 요인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공장을 떠난 뒤 유통과정에서 큰 충격을 받거나 직사광선에 노출되고, 냉장·냉동보관이 요구되는 제품의 경우 적정온도 유지가 안 되는 등의 문제를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가공식품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큰 충격을 받으면 포장 용기와 비닐 사이에 틈이 생기거나 비닐에 미세한 구멍(핀홀)이 생겨 밀봉이 풀릴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형 식품사 관계자는 “즉석밥 등 일부 가공식품은 멸균상태로 제조돼 밀봉만 풀리지 않는다면 소비기한까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유통과정에서 큰 충격을 받는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밀봉이 풀려 변질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른 식품업계에서도 같은 입장을 폈다. 아이스크림은 영하 20도에 가깝게 유통되는 특성으로 변질이나 곰팡이가 발생할 수 없다는게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카페 등에서 판매되는 케이크도 대체로 생산 이후 유통 과정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빙과업계 관계자는 “유통 중 온도 유지가 안돼 녹게 되면 아이스크림의 배합이 깨지면서 물과 지방층 등이 분리된다. 다시 어는 과정에서 물이 얼면서 곰팡이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 “배합이 깨졌기 때문에 맛도 평소의 맛과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페전문점 관계자는 “제조공장에서 각 매장으로 가는 과정에서 콜드체인이 깨질 위험성이 있다”면서도 “매장에서 보관될 때의 온도나 구입 후 보관 상황에 따라 변질될 가능성도 높아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 날씨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