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외산 가전 업체의 한국 공략의 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FTA체결 이후 외산 가전 업체는 국내에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가 하면, 신제품을 해외와 시차가 거의 없게 출시하거나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적극 어필하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 외산 가전이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약 10~12%로 결코 큰 시장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산 가전업체들이 한국행을 택하는 이유는 뭘까.
외산 업체들은 한국 소비자들이 높은 구매력을 갖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특히 자신의 개성을 살리고자 하는 고급 소비자들은 가격이 높은 외국제품도 성능,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면 구매에 주저함이 없다는 것이다.
▲ 다이슨 핸디형 청소기 'DC34'
최근 출시된 다이슨(국내 수입원 코스모글로벌)의 핸디형 청소기 ‘DC34’는 이 같은 고급 소비자의 구미를 당길 만한 제품이다. 2009년 출시됐던 ‘DC31’의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제품으로, 2012년 한국 공략을 위해 다이슨이 내놓았던 제품 중 맏형격인 제품이다.
디자인은 큰 변화 없지만 사용시간은 늘어
전 모델인 DC31과 비교했을 때 외관상 주목할 만한 변화는 찾기 힘들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살펴 보면 세세한 부분의 변경점이 존재해 업그레이드가 됐음을 느끼게 한다.
먼저 색상이 새틴블루에서 퓨샤(Fuchsia)로 변경,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전 버전의 색상이 여성층에 어필하지 못했던 점을 반영한 선택이다.
재질면에서도 개선이 이뤄졌다. 강도는 비슷하면서도 가벼운 재질을 사용해 무게를 약 0.02kg 줄였다. 적은 수치처럼 보이지만 제품 무게가 1.3kg에 불과한 데다 한 손으로 주로 사용하는 제품 특성 상 0.02kg은 사용 시 큰 차이로 다가온다.
성능 면에서 DC34의 가장 큰 차별점은 사용시간의 증가다. 이전 모델의 ‘DDM V2’ 모터를 가져와 무게는 139g으로 그대로지만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했고, 21.6V였던 리튬이온 배터리를 22.2V로 늘렸다.
여기에 일반모드시 소비전력을 350w에서 200w로 대폭 줄여 작동 시간을 10분에서 15분으로 늘렸다. 시중에 나와 있는 핸디형 청소기가 평균 10분, 무선 청소기가 20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경쟁력 있는 수치다.
▲ DC34의 'DDM V2' 모터
훌륭한 흡입성능...편리한 노즐, 저소음 장점
DC34는 다이슨 청소기에 모두 적용되는 원심력을 이용한 ‘루트 사이클론’ 기술을 그대로 적용해 뛰어난 흡입성능을 보여준다. 공기에서 먼지를 분리시켜주는 이 기술을 통해 0.5㎛ 크기의 박테리아 등 미세먼지까지 제거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원심력을 이용해 먼지를 크기별로 분리하는 기술 특성 상 동일한 흡입력이 매우 중요한데, DC34의 모터는 이를 완벽하게 지원한다.
소음도 신기할 정도로 작다. 일반모드로 사 시 약 60~70dB로 일반 대화소리와 백화점 내 소음정도와 비슷하다(파워모드시에는 약 80dB로 올라간다). 소음 자체도 날카로운 고주파가 아닌 부드러운 저주파라 귀가 편안하다.
제공되는 툴도 유용하다. 분리해 쓸 수 있는 콤비네이션 툴은 브러시가 있는 상태에서 쓰면 미세먼지를 쉽게 제거할 수 있고, 브러시를 분리하면 넓은 공간의 부스러기 들을 쉽게 흡입할 수 있다. 특히 유용한 것은 틈새 청소 툴로, 가벼운 무게, 총모양의 디자인과 어우러져 방구석이나 차 시트 사이, 기어 등을 편리하게 청소할 수 있다.
간편한 먼지 제거...필터 교체, 충전 등 편의성 높아
DC34는 먼지 제거, 세척, 필터 교체 등 청소 후 뒤처리도 간편하다.
먼지봉투가 아닌 먼지통 방식을 채택함으로 먼지 제거가 쉬워진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부분이지만, 먼지통 비움 버튼을 따로 만들어 제품을 분리할 필요 없이 그대로 먼지를 아래로 떨굴 수 있다.본체를 분리할 때는 필터를 꺼내 씻어줄 때 뿐이다.
본체 상단의 필터 버튼을 누르면 간단히 필터를 분리해 낼 수 있고, 필터는 물로 씻어낸 뒤 말려서 다시 장착하면 된다. 또한 안전센서가 있어 필터를 분리하면 모터의 손상 방지를 위해 작동이 자동으로 중지된다.
충전도 간편하다. 따로 거치대가 필요 없이 충전기를 배터리에 끼우면 그만이다. 배터리만을 따로 빼 충전할 수도 있고, 본체에 끼운 채로 충전할 수도 있다. 완충 시간은 약 3시간 정도다.
성능은 ‘대만족’, 가격은 ‘글쎄’
DC34는 청소 성능 면에서 단점을 거의 찾을 수 없는 제품이다. 주변이 더러운 것을 참지 못하는 정열적인 사용자들에게 강력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특히 차를 사랑하는 운전자라면 항상 안에 놔두고 싶을 정도. 바닥에 자잘하게 떨어져 있는 먼지와 모래, 과자부스러기와 감자튀김 등을 못 참는 소비자라면 조수석에 자리를 마련해도 좋다.
틈새 청소 툴과 함께 사용한다면 더욱 완벽하다. 콤비네이션 툴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용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15분이라는 사용시간도 만족스럽다. 얼핏 짧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핸디형 청소기의 버튼을 15분 연속으로 누르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실제 체감 사용시간은 더 길다.
파워모드를 쓰면 시간이 크게 줄긴 하지만, 일반 모드 자체가 좋은 흡입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파워모드를 쓸 일은 많지 않다. 이 밖에 버튼 하나로 아래로 떨어지는 먼지, 씻어서 쓰는 필터 등 뒤처리도 간단해 부담이 전혀 없는 것도 장점이다.
단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은 가격이다.
37만8000원이라는 가격은 핸디형 청소기 중 최고급형에 속하는 가격으로, 제품 선택에 있어 가장 마지막으로 존재하는 거대한 장애물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