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들 기업에 가장 많은 대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여 추가 충당금 적립에 따른 3분기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동반 법정관리 신청 사태가 은행권 전체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있다.
은행들은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웅진 법정관리'라는 갑작스런 복병의 등장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웅진그룹 및 극동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과 웅진홀딩스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이들 기업이 사실상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다른 채권은행들과 대비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통상 부실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담당 판사가 2주에서 1개월 이내에 심리, 검토를 거쳐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1개의 채권대표기관을 선정하게 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법정관리행이 결정되더라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채권규모 및 대출 부실화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법정관리가 결정되지 않은데다 채권단 내에서 관련 사안을 협의 중"이라며 "얼마를 충당금으로 쌓을지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만약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관련 기관과 협의해서 대비책을 마련하고 충당금도 추가로 적립할 것"이라며 "3분기 실적에 일정부분 감안 하겠지만 구체적 규모는 올해 결산 이후에나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웅진 계열 총차입금은 4조3천억원이며 이중 은행권 신용공여는 2조1천억원이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 4천886억원, 신한은행 3천22억원, 하나은행 2천898억원, 산업은행 2천518억원 순으로 많았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번 '웅진 법정관리' 여파로 은행권의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웅진홀딩스 등 관련계열사의 경우 담보가치가 실제 대출보다 크긴 하지만 채권단이 충당금을 쌓은 후 다시 환입하게 될지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나오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승 신영증권 연구원은 "당초 컨센서스 대비 11%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웅진 법정관리 사태 여파에 따른 추가 충당금 발생으로 이보다 좀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은행권의 익스포저(투자손실)가 2조1천억원 가량인데 이중 절반가량(총 여신 중 담보여신 비율을 50%로 가정)을 충당금으로 쌓으려면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은행들은 대출자의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은 정상으로 분류됐으나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회수의문'으로 떨어지면 은행들은 대출채권에 대해 100%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김재승 연구원은 "충당금 규모는 신한과 우리은행이 가장 많고 하나은행, KB국민은행 순으로 3분기 순익 변동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예상치보다 실적이 부진해 주가에 단기적 조정은 있겠지만 이미 예견돼 왔던 터라 영향은 제한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올 2분기에도 36개사에 대한 기업구조조정 추진 여파에 따른 충당금 부담으로 실적이 급감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충당금 부담 등으로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40.9% 감소한 3천896억원을, 우리은행도 성동조선관련 충당금 요인으로 2분기 순익이 전분기 대비 54.6% 감소한 2천930억원에 머물렀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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