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의 사령탑이 투톱 체제를 이루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톱체제는 두 명의 대표가 역할을 분담해 조직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란 기대가 모아지지만 일각에서는 대대적인 물갈이를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내부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 나오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최근 윤경은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하고 다음달 임시주총과 이사회에서 김신 현 사장과 함께 경영을 이끄는 투톱 체제로 전환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증권은 지난해 6월 최경수 사장 단독대표 체제에서 이승국 사장과 투톱 체제로 전환했었다.
이어 올해 2월 최경수 사장의 사임으로 이승국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가 4월에는 다시 이승국 전 대표이사의 사임으로 김신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해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또다시 투톱 체제의 전환을 발표 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식시장 침체 등으로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데다 매각설 등 루머도 나돌았기 때문이다.
김신 현대증권 사장은 미래에셋증권 공동 대표이사 출신으로 그간 글로벌 IB(투자은행) 업무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김신 대표가 영입 된지 6개월만에 체제가 바뀌는 것에 대해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새 대표의 선임을 두고 매각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 7월 현대증권 부사장으로 선임된 윤경은 사장은 아이엠투자증권(전 솔로몬투자증권) 전 대표 출신이라는 점에서 매각설에 힘을 더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때문에 노조 반발도 심하다. 현대증권 노조는 윤경은 부사장의 사장 내정을 반대하는 투쟁을 지속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현대증권 노조 관계자는 "윤경은 부사장이 선임되고 싱가포르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할때부터 퇴진하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며 "다음 달에 열리는 주주총회에 앞서 반대 입장을 피력하는 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이 각자 대표를 맡아 회사를 이끄는 투톱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