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매각을 놓고 채권은행과 웅진그룹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향후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채권단은 매수자(MBK파트너스)가 있는 만큼 연내에 조속히 재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웅진그룹 측은 매각차익에 따른 세금부담 등을 이유로 매각시기를 내년 이후로 미루겠다는 방침이어서 마찰을 빚고 있다.
채권단은 웅진그룹이 채권은행과 사전협의 없이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법정관리를 신청해 신뢰를 깬 것도 모자라 '알짜기업'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하지 않기 위해 '시간끌기'에 나선 게 아니냐며 발끈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이종석 수석부장판사)는 오는 25일 웅진코웨이 매각문제 해결을 위해 채권단협의회와 웅진홀딩스, MBK파트너스 등의 이해당사자들을 불러 비공개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채권단은 웅진코웨이 조기매각을, 웅진그룹은 매각자체를 반대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홀딩스는 법원에 2013년 웅진폴리실리콘, 웅진씽크빅, 웅진식품 매각 추진과 2014년 웅진코웨이 매각 등을 골자로한 구조조정 계획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알짜인 웅진코웨이 매각을 한참 뒤로 돌려놓은 상황이다.
채권단에선 웅진코웨이 매각이 미뤄질 경우 시장여건 변동으로 조기 채권회수가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웅진코웨이 매각가는 1조2천억원 규모로 MBK파트너스 측은 펀드투자자(LP) 등을 끌어 들여 자본금 출자 60%와 금융권 대출 40%로 인수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연내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과 인수가격 및 조건을 다시 협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웅진그룹 측은 구조조정 계획을 잘 세워 빚을 상환하고 필요하다면 1~2년 후에 매각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웅진에서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할 때 구조조정 계획안도 함께 제출했는데 아직 법원에서 승인을 한 것은 아니다"며 "향후 회생계획안에 웅진코웨이 조기매각 등 채권단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CRO(구조조정 담당 최고책임자) 통해 적극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웅진코웨이를 매각해서 조속히 정리해야 한다는 게 채권단의 입장"이라며 "당초 웅진그룹에서 웅진코웨이를 좀 더 높은 가격에 매각하려 하면서 결국 MBK와 협상이 무산됐었는데 아무래도 그룹에선 알짜기업인 웅진코웨이를 최대한 살리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법원은 웅진홀딩스 CRO에 우리은행 전 부행장 출신인 김종식 씨를, 극동건설 CRO에는 신한은행 지점장 출신인 김영주 씨를 각각 선임한 바 있다.
또한 웅진그룹 및 극동건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과 웅진홀딩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은행소속 자금관리위원을 크로스 파견했다.
법원이 기존 경영진인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전무)와 김정훈 극동건설 대표이사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각각의 주채권은행이 책임 관리를 맡지만 자금관리위원을 크로스 파견하면서 사실상 공동 책임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법원은 웅진홀딩스·극동건설 법정개시일(11일)로부터 한 달 이내에 웅진코웨이 매각 문제를 결정짓기로 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