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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성능, 기기 사양보다 설치 환경에 따라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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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성능, 기기 사양보다 설치 환경에 따라 좌우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3.11.1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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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를 구입할 때는 최신형 모델, 가격 등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사용 환경같은 전문적인 조건도 꼼꼼히 짚어봐야 한다. 보일러는 다른 가전제품보다 설치 환경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아 최신형 모델이 10년 전 구모델보다 오히려 성능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구 신매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수도 공급 환경에 대한 정보 없이 최신형 모델을 구입했다 뜻하지 않은 추가 비용을 쓰게 됐다.

지난 달 초 10년간 사용해 온 보일러를 최신형 스마트 콘덴싱보일러로 교체하게 된 김 씨. 설치비 포함 92만원에 구입한 제품이었지만 설치 직후부터 온수 수압이 예전보다 못해 항상 불만이었다.

최신형 보일러의 성능이 10년 전 제품보다 못하다는 게 납득하기 어려워 업체 측으로 AS요청을 했다.

수리차 방문한 기사는 옥상 물탱크에서 물이 공급돼 수압이 약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수압이 약해진 근본적인 원인은 새 보일러에 장착된 감압장치(감압변) 때문이라는 것. 수압을 일정하게 조절해 온수기의 균열을 막아주는 감압장치 때문에 되레 수압이 낮아져버린 것.

'감압변을 제거하면 되지 않는가'라는 김 씨의 질문에 수리기사는 "감압변을 제거하면 보일러 자체의 작동이 불가능하게 설계돼있어 결국 압력을 높여주는 승압장치를 설치해야 원인이 해결될 것 같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하지만 승압장치의 가격은 무려 25만원. 제조사 측은 제품 하자가 아니라 무상수리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근처 수도관과 연결하는 직수 시공을 택하면 10만원의 비용으로 가능해 어떤 방법을 택해야 할 지 고민에 빠졌다.

김 씨는 "직수 방식을 택하던 승압장치를 별도 설치하던 결국 추가 비용이 나오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최신형 보일러라도 설치 환경에 맞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었고 결국엔 설치비용이 덜 드는 직수 공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전문가들은 감압변 설치 여부는 실제 사용 환경의 수압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활용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보일러 설치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엔 물탱크보다 대부분 직수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감압변을 외부에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제품이 다수이지만 제품 내부에 장착한 제품도 있다"면서 "무턱대고 최신형 제품을 고르기보단 사용 환경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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