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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서 산 구찌 신발, 정품인데 왜 AS 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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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서 산 구찌 신발, 정품인데 왜 AS 안되지?
구매자 정보 담긴 '인보이스' 요구
  • 이예원 기자 wonly@csnews.co.kr
  • 승인 2026.02.16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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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에 사는 강 모(남)씨는 당근마켓을 통해 구매한 구찌 신발에 이염이 생겨 AS를 받고자 했으나 '인보이스'가 없어 거절당해 당황했다. 비 오는 날 착용 시 신발의 붉은 에나멜 부분에서 물이 빠져 스웨이드가 물들자 강씨는 구찌 매장을 찾아 AS를 문의했다. 매장 직원은 '정품이 맞다'면서도 구매자 개인 정보가 담긴 '인보이스(거래 명세서)'를 필수로 제출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강 씨는 "결국 사설 수리업체에 신발을 맡겼다"며 "구찌 제품을 구찌에서 수선받겠다는데 뭐가 문제인가"라고 성토했다. 구찌 측에 공식 입장을 물었으나 답하지 않았다. 다만 고객센터에서는 “제품과 함께 인보이스를 지참해야 AS 의뢰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붉게 이염된 구찌 신발. 제보자 제공.
▲붉게 이염된 구찌 신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명품을 사고파는 일이 흔해졌지만 브랜드 상당수가 제품 AS 필수 서류로 인보이스(거래명세서)를 요구하고 있어 거래 시 주의가 필요하다. 구매 과정에서 인보이스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차후 수선이나 보증 서비스를 거절당할 수 있다.

16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구찌 △프라다 △디올 등 6개 명품 브랜드 홈페이지에 기재된 AS 규정과 고객센터를 통해 확인한 결과, 다수 업체가 AS 의뢰시 인보이스를 요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보이스란 제품을 구매할 때 발행되는 거래 명세서다. 여기에는 ①제품명 ②모델 번호 ③구매 일자 ④가격 ⑤매장 정보 ⑥지불 방법 등이 기재된다.

구찌를 비롯해 샤넬, 프라다, 디올은 AS 접수 시 소비자에게 인보이스 제출을 요구했다. 에르메스, 루이비통은 자사 감정사 판별로 제품이 정품이라는 결론이 났을 때 서비스 제공 여부를 결정했다. 샤넬과 에르메스 두 개 브랜드는 신분증도 함께 지참할 것을 안내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 2025년 전체 중고 거래 시장(43조 원)에서 패션·주얼리 등 명품 중고 거래 규모를 약 5조 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중고 거래 9건 가운데 1건이 명품 거래인 셈이다.

필웨이(FEELWAY), 크림(KREAM), 트렌비(Trenbe) 등 중고명품 플랫폼과 더불어 당근,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도 명품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국내 명품 중고 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해외 명품 브랜드의 소비자 정책은 현 소비 시황을 반영하지 못한 채 기존 정책만을 고수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보이스에는 고객·직원 이름과 같은 개인 정보가 포함돼 있어서 중고 거래 시 선뜻 내놓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일부는 양도받은 인보이스를 제시해도 상담 과정에서 중고로 구매한 상품임을 밝히는 순간 AS를 거부당하기도 한다.

이은희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 중고 거래 시장이 주목받는 것은 세계적 흐름으로 이는 스마트 소비 트렌드뿐 아니라 하이엔드 브랜드 로열티에 대한 소비자의 선망을 반증한다"며 "이에 따른 홍보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인보이스 한 장이 없다는 이유로 정당한 제품에 대한 사후관리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태도는 다소 바람직하지 못하며 브랜드 내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해다. 이어 "소비자 역시 중고명품 구매 시 AS를 염두에 둔다면 제품에 대한 인보이스 유무 등을 반드시 확인하고 거래하는 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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