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는 2014년 7월 1일 취임 이후 13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수입차 업계 최장수 CEO다.
경영기획실, 딜러개발매니저 등 현장 실무부터 시작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이 대표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 전략을 통해 볼보 브랜드의 올드한 이미지를 걷어내고 지난해까지 7년 연속 1만대 이상 판매 성과를 냈다. 취임 이후 매출은 7배 이상 늘었다.
다만 800%에 육박하는 부채비율과 10년간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영업이익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대표는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대우자동차에 입사해 경영기획실과 아·중동수출본부에서 근무했다. 2002년 BMW코리아 딜러개발매니저를 거쳐 2010년 세일즈 상무, 2013년 애프터세일즈 상무를 맡았고 2014년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로 선임됐다.

이 대표 취임 당시 볼보는 연간 판매량이 2000대를 넘지 못하고 수입차 판매 순위도 15위에 머무르는 등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각진 외관 디자인과 올드한 이미지로 수입차 주요 소비층인 30대~40대로부터 외면 받고 있었다.
이에 이 대표는 마케팅 변화를 시도했다. 우선 폭스바겐 골프가 주도하던 해치백 시장 공략을 위해 2015년 1월 V40을 국내에 투입했다.
V40은 2015년 958대가 팔렸다. 당시 볼보 전체 판매량의 24%를 차지했다. 젊은 층 공략에 속도를 더하기 위해 같은 해 9월 V60 크로스컨트리, 10월 S60 크로스컨트리를 잇따라 출시했다.
브랜드 경험 확대를 위한 마케팅도 병행했다. 2015년 1월부터 4월까지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팝업스토어 ‘더 하우스 오브 스웨덴’을 운영하며 북유럽 감성과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한 브랜드 문화를 소개했다.
볼보가 팝업을 연 것은 처음으로 당시 파격적인 행보로 관심을 모았다고 한다. 볼보는 젊은 층 공략을 위해 팝업을 3개월간 진행했다.
2016년에는 플래그십 SUV XC90과 플래그십 세단 S90을 출시하며 고급 라인업을 강화했다. 플래그십 모델 투입 효과로 볼보는 2016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5000대를 넘어섰다.
사후 관리도 놓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자동차 정비 시스템을 삼성전자 휴대폰 서비스센터처럼 쉽고 빠르게 바꾸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볼보는 2015년 8월 기존 3년·6만km 보증을 업계 최고 수준인 5년·10만km로 확대했다. 2016년 2월에는 기술자가 고객 응대부터 수리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볼보 개인전담서비스(VPS)’를 도입했다. 볼보개인전담서비스는 스웨덴 본사에서 집중 교육 프로그램을 수료한 기술자가 직접 고객예약과 차량점검, 수리, 수리내역 설명까지 일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2020년 6월부터는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유상으로 교체한 순정 부품에 대해 공임을 포함한 ‘평생 부품 보증’을 시행했다. 이 역시 업계 최초다.

이후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간은 매년 매출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2023년에는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판매량은 지난해 1만4903대로 이 대표 재임 후 7배 이상 늘었다.
2019년 판매량 1만570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만대 클럽’에 진입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1만대 판매를 유지했다. 볼보의 수입차 판매 순위는 이 대표 취임 전인 2013년 15위에서 2021년 4위까지 상승했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는 3년 연속 4위를 수성했다.
◆수익성 제고· 재무건전성 회복 과제...올해 플래그십 전기차 투입
이 대표 재임 기간 볼보는 매출이 8배 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증가하지 않았다.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해가 많다.
다만 이는 이 대표가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합리적 가격을 책정하겠다는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볼보는 지난해 7월 XC90 부분변경 모델을 국내 출시하면서 해외 시장과 비교했을 때 5000만 원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했다. XC90은 미국 1억726만, 일본 1억1276만, 영국 1억4394만, 독일 1억5230만 원에 가격이 책정된 반면 한국에서는 999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열린 XC90 출시 행사에서 “환율로 인해 가격 인상 압박이 컸지만 본사와의 긴밀한 협의 끝에 한국 시장을 위한 특화된 가격정책을 수립할 수 있었다”며 환율에 따라 많이 팔수록 손해 볼 때도 있지만 국내 고객들을 위해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수입차 판매법인 특성상 본사 차량 매입 구조로 마진이 제한되는 데다 무상보증과 가격 인하 전략이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볼보의 무상보증 비용은 연간 300억 원 수준이다. 2024년 무상보증 비용은 326억 원으로 매출의 3.7%를 차지했다.
볼보의 2024년 말 부채비율은 778%다. 이 대표 취임 전인 2013년 397%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 부채비율 역시 보증기간 확대와 판매 증가에 따른 무상보증충당부채가 늘었기 때문이다.
무상보증충당부채는 2020년 873억 원, 2021년 1053억 원, 2022년 1164억 원, 2023년 1344억 원, 2024년 1406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는 판매량 확대와 함께 보증 대상 차량이 늘어나면서 향후 발생할 보증 수리 비용을 미리 반영한 결과다.
특히 볼보코리아는 5년·10만km 보증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장기 보증 비용을 반영하는 충당부채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구조다.
여기에 자본 규모가 작은 구조도 부채비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납입자본금은 약 21억 원 수준으로 영업부채가 늘면 부채비율이 크게 상승하게 된다.
고객 친화 정책을 지속 펼쳐가기 위해 수익성 제고를 통한 재무건전성 회복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볼보는 상반기 전기 플래그십 SUV EX90, 하반기 전기 세단 ES90을 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 판매 증가 흐름에 맞춰 플래그십 모델을 투입해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판매 반등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볼보는 지난해 1월 EX30, 9월 EX30 크로스컨트리(CC)를 출시해 전기차 판매량 1427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9.1% 증가한 규모다.
볼보 관계자는 “신차 구매는 물론 소유 전 과정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가며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규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