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에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식품업체들이 앞다투어 'MSG 무첨가 마케팅'을 펼치지만 되레 정체를 알 수없는 화학조미료를 더 많이 섭취할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첨가물의 대명사격인 MSG(L-글루탐산나트륨)는 1960년대부터 안전성 논란이 이어졌지만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독성 평가 결과 인체에 안전하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식품업체들은 “MSG는 안전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MSG 무첨가' 식품을 속속 출시하며 차별화, 고급화 전략으로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MSG 무첨가'가 화학조미료를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 되레 정체를 알 수없는 첨가물이 더 많이 첨가돼 안전성을 장담할 수없다.
식품업체들이 강조하는 ‘MSG 무첨가’는 조미료 대명사인 L-글루탐산나트륨만 첨가하지 않았다는 뜻일 뿐 '인공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닌 것이다.
MSG를 대신해 자리를 차지한 5-리보뉴클레오티드이나트륨, 5-아데닐산, 5-구아닐산이나트륨, 이노신산나트륨, 구아닐산나트륨 등 핵산계 향미증진제가 바로 그 주인공 들이다. 이름만 다를 뿐 MSG와 크게 다르지 않은 화학 조미료들이다.
일부 식품에 포함된 '혼합제제 시즈닝'이라는 성분 역시 화학첨가물이지만 소비자들은 ‘MSG 무첨가’라고 내걸린 내용만을 믿고 아무런 의심 없이 이름만 다른 첨가물을 먹고 있는 셈이다.
롯데마트 PB상품인 ‘통큰 감자칩’은 포장 앞면에 MSG 무첨가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뒷면의 성분을 살펴보면 짭짤한맛 시즈닝 등 화학조미료를 찾아볼 수 있다.
풀무원 '가쓰오 우동'도 MSG를 첨가하지 않았다고 광고하지만 우동조미액, 분말 베이스 등 어떤 재료들이 혼합됐는지 알 수 없는 조미료를 영양성분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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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물식품 '양조 1급 진간장'은 MSG와 합성보존료 무첨가로 광고하나 이런 안내가 없는 다른 간장과 비교했을 때 원재료에 별 차이가 없다.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 34.5%가 식품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식품첨가물을 꼽았다. 뒤를 이어 환경호르몬(26.4%) 농약(13.5%) 순으로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첨가물이 든 식품을 생산하면서도 ‘무첨가는 곧 안전’이라고 강조하며 프리미엄 전략을 쓰는 식품업체의 무분별한 마케팅 전략이 소비자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