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하반기에만 총 10종의 신차를 출시하면서 내수시장에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업계에서도 단기간에 이 정도 규모의 신차를 출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대규모 신차 출시를 통해 전체 시장을 키워 판매대수와 점유율 상승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다만 양사의 출시 모델 중 일부 세그먼트가 겹치기 때문에 자체 경쟁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K5 VS 쏘나타, 스포티지 VS 투싼... 이례적인 신차 정면 맞대결
기아차는 다음 달 중순 신형 K5를 출시한다. 신형 K5는 2010년 4월 이후 5년 3개월 만에 완전변경돼 출시하는 2세대 모델로 국산 중형세단, 특히 판매대수를 감안했을 때 현대차 쏘나타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2.0 가솔린을 비롯해 총 5종의 파워트레인을 선보인다.
K5는 쏘나타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원상으로는 쏘나타와 차이가 없다. 가장 많이 팔리는 2.0 가솔린 모델을 기준으로 했을 때 차체크기, 엔진성능이 똑같고 전폭과 전고만 쏘나타가 0.5~1cm 길다. 가격차도 트림 간 10~20만 원에 불과하다.
9월에는 기아차 SUV '스포티지'의 신형 모델이 등장한다. 신형 스포티지는 2010년 이후 5년 만에 완전변경으로 등장하는 신차다. 스포티지는 신형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현재도 매 달 3천 대 가량 팔리는 효자 모델이다. 해외시장으로도 '프라이드' 다음으로 많은 157만 대나 수출됐다.
내수시장에서는 현대차 '올 뉴 투싼'과 맞대결을 펼친다. 특히 투싼에 탑재된 1.7, 2.0 디젤 엔진이 스포티지에도 그대로 적용될 예정이어서 구체적인 스펙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 현대차는 수입차 업계의 고급차 시장 잠식을 막기 위해 '신형 에쿠스'를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고 기아차는 상품성을 강화한 '쏘렌토'의 연식변경 모델, 연말에는 K7 완전변경 모델을 꺼내 준대형 시장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 간섭효과 우려? "상호 경쟁에 따른 시너지 효과 크다" 우세
이처럼 양 사 볼륨모델의 신차 출시시기가 인접하게 되면서 이러한 맞대결 구도가 '시너지 효과'를 낼 지 아니면 '간섭 효과'로 번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는 2010년 4월 기아차 K5가 출시 후 3개월 만인 그 해 7월 쏘나타가 K5에게 11년 만에 국산차 베스트셀링 모델 자리를 내주면서 간섭효과를 경험한 바 있다. 월 판매대수도 1만1천여 대에서 K5 출시 이후 평균 9천여 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 측은 신형 K5가 쏘나타와는 다른 상품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간섭보다는 동반상승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차가 중첩되는 상황이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가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두 제조사가 선의의 경쟁을 해왔다는 점에서 간섭보다는 경쟁구도로 보는 것이 맞다는 것.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영업을 총괄하는 국내영업본부 사이에 상호교류도 하지 않을 정도로 경쟁 구도가 잡혀있는 상태"라면서 "품종 다변화 및 고객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간섭보다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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