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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생보사 배당금 잔치 '펑펑'...동양·메트라이프 등 순익 80% 넘게 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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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생보사 배당금 잔치 '펑펑'...동양·메트라이프 등 순익 80% 넘게 배당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7.04.10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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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오는 2021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회계기준 IFRS7에 맞춰 자본을 확충하느라 올해 주주배당금을 큰 폭으로 줄인 것과 달리, 외국계 생보사들은 배당을 늘려 대조를 이룬다.

메트라이프생명과 동양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일부 외국계 생보사는 당기순이익의 80% 이상을 배당해 과도한 국부유출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계 생보사들이 보장성 상품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어 IFRS17 도입 이후에도 지급여력비율(RBC 비율) 등의 건전성에는 큰 타격이 없기 때문에 배당을 늘리는 데 부담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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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9개 외국계 생보사 중에서 올해 배당을 실시한 곳은 총 5개사다.

홍콩 본사의 지점 형태로 들어와있는 AIA생명(대표 차태진)은 영업기금 형태로 본사에 매 년 일정금액을 송금하고 있고 나머지 4개 사는 지분율에 맞춰 지분 상당수를 가지고 있는 본사에 수 백억 원을 보냈다.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중을 나타내는 '배당성향' 기준으로는 동양생명(대표 구한서)이 순이익의 170%에 해당하는 204억 원을 배당했다. 동양생명의 최대주주는 작년 말 기준 지분 63.01%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 안방보험이다.

2015년 6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아 동양생명의 경영에 참여한 안방보험은 이후 동양생명의 배당성향을 높이면서 배당금으로만 매 년 수 백억 원 씩 가져갔다. 지난해에는 420억 원을 배당금으로 회수했고 올해는 136억 원 규모의 배당금을 추가로 회수하면서 인수 2년 만에 556억 원을 배당금으로 챙겨갔다.

특히 지난해에는 육류담보대출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지만 반대로 배당금 비중을 늘려가는 모습이다.

다만 동양생명은 배당금 자체로는 전년 대비 크게 줄었고 대주주인 안방보험이 5천283억 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재무 건전성이 강화됐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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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 배당금을 두 배 이상 늘린 라이나생명(대표 홍봉성)도 올해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하면서 전년 대비 배당성향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간배당으로 1천억 원에 이어 기말배당으로 500억 원을 더해 총 1천500억 원을 배당했다.

라이나생명은 매 년 30% 내외의 배당성향을 나타냈지만 올해는 배당성향이 이례적으로 61%까지 올라 주목을 받았다.

라이나생명은 국내 시장에서 치아보험과 실버보험을 중심으로 TM채널을 통해 틈새시장을 노려 국내 시장에서도 보폭을 크게 넓히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1.1% 증가한 2천459억 원으로 생보업계에서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업계 4위의 실적을 거두며 호평을 받았다.

순이익이 소폭 늘어나면서 배당금도 올해 1천500억 원을 책정해 지난해(700억 원)보다 2배 이상 늘었는데 배당금 총액은 삼성생명(2천154억 원)을 제외하면 가장 많다. 라이나생명은 미국 Cigna Chestnut Holding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 측면과 더불어 기업소득환류세제(환류세) 문제가 있어 유보금을 지출하는 차원에서 주주 배당금도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면서 "해당 이슈가 해결이 되면 배당금이나 배당성향 모두 평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환류세제는 기업의 한 해 이익 가운데 80% 이상을 투자와 임금 증가와 배당에 쓰지 않으면 미달금액의 10%를 과세하는 제도로서 설비투자가 거의 없는 금융업은 투자액을 제외해 한 해 이익의 30% 이상을 임금 증가와 배당에 써야 세금을 피할 수 있어 배당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메트라이프생명(대표 데이언 그린)도 지난해 순이익 785억 원 중에서 650억 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82.8%에 달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의 지분은 같은 계열사인 메트로폴리탄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85.36%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지분은 메트라이프 멕시코가 가지고 있다.

반면 지난해 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거나 적자폭이 커진 외국계 생보사들은 일제히 배당을 하지 않았다.

적자폭이 커진 알리안츠생명(대표 요스 라우어리어)과 처브라이프생명(대표 이영호)은 지난해에 주주배당을 포기했고 지난해 총 700억 원을 배당했던 푸르덴셜생명(대표 커티스 장)도 올해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매년 영업기금 형태로 홍콩 본사에 송금하는 AIA생명은 아직까지 올해 송금액이 결정되지 않았다. 한편 AIA생명은 법인전환을 위해 지난 달 금융당국에 신청서와 관련 서류를 제출한 상황이다.

IFRS17은 부채와 수익을 새롭게 인식하는 새 국제회계기준으로 보험부채를 기존에는 계약 시점의 원가로 평가했다면, IFRS17에서는 매 결산 시점의 시가로 평가하는 방식이어서 자본 확충이 필수적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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