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13위인 호반건설(대표 송종민)이 3위인 대우건설(대표 송문선) 인수자로 우선 선정된 이후 헐값매각과 호남기업 특혜설 등에 시달리고 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연일 ‘헐값매각’과 ‘호남기업 밀어주기’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대우건설 노조 역시 '승자의 저주'를 거론하며 매각 절차 진행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대주주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지분 50.75% 매각 입찰에 지난달 31일 단독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호반건설의 인수가는 주당 7700원이며 이를 총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조6200억 원이다. 대우건설 지분 50.75% 중 40%만 우선 인수하고 나머지 10.75%를 2년 후 사들이는 풋옵션을 걸기로 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은 ‘헐값매각’, 전형적인 '호남기업 밀어주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호반건설에 분할인수를 허용해 줄 것이었으면 본입찰 이전 과정에서 모든 투자자에게 이를 명확히 공시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근거 없는 의혹제기라며 반박하고 있다. 산업은행에 대우건설 지분을 분할매각하는 조항이 있었고, 산업은행이 예비입찰 때 ‘매각 대상 주식 중 일부에 대한 입찰이 가능하다’고 이미 공시했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 ‘헐값매각’ 논란에 대해서도 옵션 행사 대상 지분 10.75%도 추후 대우건설 주가가 주당 7700원을 밑돌면 행사가(7700원)에 약정한 금융이자를 더해 산업은행이 호반건설에 되팔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 2일 대우건설 주가는 6140원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 게다가 올해 정부 규제로 인한 국내 주택시장 침체와 해외시장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인해 대우건설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따라서 대우건설 매각이 지연될수록 산업은행이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대우건설 노조의 반발도 호반건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노조 측은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위기에 휘말린 전례를 들어 ‘승자의 저주’가 재연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실시하면서 자금조달을 위해 구조조정을 하거나 자산을 처분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이어진 신규주택 분양시장 활황으로 지난해에만 택지지구 24개 현장 2만3000가구를 준공해 현금을 확보하면서 올해 말 현금성 자산이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분할매수 조건(40% 지분인수·추후 10% 인수)이 받아들여지면서 당장 필요한 대금도 1조3000억 원 안팎이므로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해명이다.
현재 호반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일 뿐 최종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야당의 근거 없는 의혹제기가 장기화되고 대우건설 노조와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경우, 언제든 상황이 뒤틀릴 수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정치권이 연일 헐값매각 졸속매각 거론하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지분분할매수 역제안을 두고 호남기업 밀어주기 의혹 제기하고 있는데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전형적인 '아니면 말고 식'의 지역감정 조장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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