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은행편중도가 높은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가 비(非)은행 계열사들의 수익증가로 미소를 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가 6년 만에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고 하나카드(대표 정수진)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힘을 보탰다.
외환은행 인수 후 내실 경영에 집중했던 하나금융지주는 체질개선에 성공하면서 올해부터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비은행부문 육성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 하나금융투자·하나카드 순이익 1000억 돌파...하나생명은 이익 줄어
증권,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생명보험 등 5개 비은행 계열사의 연간 순이익은 37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3% 증가했다.
하나생명(대표 권오훈)을 제외한 4개 계열사가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비율로 순이익을 늘렸다.
개별 회사 중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가장 돋보였다. 하나금융투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8.8% 증가한 1463억 원을 기록하면서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에서는 하나카드에 근소한 차이로 밀렸지만 4분기에만 순이익 538억 원을 올리며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전년 대비 2.84%포인트 상승한 7.33%를 기록하며 양호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기준금리 상승으로 채권금리가 낮아져 채권 평가액이 줄고, 시황도 소강 상태를 보여 로커리지 수익도 정체될 것이라는 예상을 넘어선 호실적이었다.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수수료 수익이 급증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전년 대비 매출액은 수수료수익 및 금융상품관련이익의 증가 등 전체적으로 증가했으나 영업비용 또한 증가함으로써 영업이익은 11.2% 증가했다"면서 "특히 전년도 발생한 연결자회사의 지분법투자주식의 손익연결조정에 따른 영업외 손실이 당기에는 감소하면서 법인세비용차감전 순이익은 증가했다"고 전했다.
하나카드 역시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론 대출금리 인하 압박 속에서도 신용판매액이 늘고 비용절감 효과로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1064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7%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4분기 순이익이 91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59.1% 감소했는데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가맹점수수료 인하 확대 정책에 의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신용판매액 증가 뿐만 아니라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통합 비용이 지난해 대거 절감되면서 수익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4분기 비용 감소는 카드 사용액 감소보다는 각종 정산비용 등 일회성 요인에 따른 수익 감소로 보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 하나금융지주 건전성 회복... 비은행 계열사 투자 가능성은?
한편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올해부터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 이후 건전성 강화에 주력하면서 소극적 행보를 보였지만 각종 지표에서도 적극적 투자가 가능한 시그널이 나오고 있다는 것.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자기자본(BIS)비율은 14.97%를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고 보통주자본비율 역시 12.75%를 달성하며 자체적으로 세운 목표치(12.5%)를 0.25%포인트 초과해 유지하면서 튼튼한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우선 순위로는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하나금융투자가 꼽힌다.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1조9970억 원으로 2조 원에 육박하지만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증권사에게 주어지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까지는 1조 원,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IB까지는 2조 원이 모자르다. KB증권(4.3조 원), 신한금융투자(3.2조 원) 등 다른 금융지주계열 증권사와의 격차가 크다.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보험 계열사 비중이 낮다는 점에서 하나생명도 고려 대상 중 하나다.
하나금융은 KDB생명, ING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이 매물로 나올 때마다 KB금융과 더불어 주요 인수후보로 거론됐는데 하나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수익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험 계열사의 수익성 확충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지난 달 3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통합 3년 차를 맞아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천명한만큼 올해 또는 내년안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