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기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벌인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과 피감기관 기관장들이 단란주점에서 먹은 68만원의 술값을 피감기관 소속 한 말단 직원이 부담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 22일 국감이 끝난뒤 주점에서 술을 먹은 의원이나 기관장 모두 술값은 나몰라라하고 나가 버려 이튿날 피감기관 가운데 한 곳인 생명공학연구원의 기획예산 부서 평 직원인 이모씨가 개인카드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개인카드로 계산된 영수증은 피감 기관들이 공식적으로 산출하는 국감비용에 포함되지 않는다.
피감기관 관계자는 "법인 카드로 계산된 720여만원의 1차 저녁식사비와 달리 개인카드로 계산된 술값 영수증은 나중에 여러 수감기관이 나눠서 정산을 하는 공식 국감비용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이씨는 국감이 끝난뒤 의원 등의 1차 저녁식사 장소인 한정식 집 담당자로 지정돼 여러가지 일처리로 밥도 먹지 못한 채 오후 9시를 전후해 임인배 과기정통위 위원장 등 의원 3명을 안내해 인근 단란주점으로 갔다.
곧이어 이날 국감을 받았던 7개 기관 가운데 5개 기관장들이 뒤따라 와 합석을 했고 술판이 벌어졌다. 이씨는 밖에서 줄곧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의원 1명이 먼저 나왔고 뒤이어 나머지 2명도 중간에 자리를 떴다.
이 시간이 오후 10시가 좀 안된 시각. 이씨는 기관장들만 남아 남은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 주점 마담에게 술값은 내일 계산하겠다고 한 뒤 마침 생명공학연구원 이상기 원장의 호출을 받고 이 곳에 도착한 노영희 기획부장과 함께 인근 음식점을 찾아 밤늦게서야 저녁을 먹을수 있었다.
노 부장도 이날 국감 마무리 등에 따른 바쁜 일정 때문에 저녁을 먹지 못한 상태였다.
이씨는 다음날 약속한 대로 자신의 개인카드로 술값 68만원을 계산했다. 법인 카드로는 단란주점 술값을 계산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생명공학연구원 관계자는 "술값을 공식 국감 비용에 포함시킬수 없기 때문에 나중에 별도로 술집에 있던 기관장들의 해당 기관에 말해 공동 부담을 시키야 하는데 말하기도 쉽지 않고 절차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결국 해당 기관들이 협조해 주지 않으면 의원과 기관장들이 먹은 술값을 말단 직원에 불과한 이씨가 몽땅 떠안아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대덕 출연연구기관의 한 직원은 "그게 말단 직원의 비애 아니겠느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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