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보험회사가 중국 현지 조사를 벌인 결과, 주치의는 진료한 사실이 없고 입.퇴원 확인서 등도 위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보험사기에 대한 조사가 강화되자 보험회사의 조사가 현실적으로 힘든 해외 병원을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다.
2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보험사기 무대가 이처럼 지능화하고 있다. 서울과 중국을 오가며 개인 무역을 하는 또 다른 안모 씨는 2004년 4월 중국 병원에서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처럼 꾸민 뒤 유족을 통해 5억원의 사망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적발됐다.
자녀와 부모가 모두 중국에 살고 있는 안 씨가 외국 생활의 기반을 잡기 위해 보험을 악용한 사건이다.
인터넷으로 공모자를 모집하는 신종 수법도 등장했다.
배모 씨는 2000년 7월부터 작년 9월까지 인터넷 채용 전문 사이트에 아르바이트 급구 광고를 내 보험사기 공모자를 모집했다.
범행 노출을 막기 위해 매번 공모자를 바꿔가며 고의로 37건의 교통사고를 내 입원한 뒤 총 1억3천700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해 가로챘다.
이모 씨는 작년 7월에 10여년 전 가출한 배우자가 생존해 있는 것을 알면서도 법원에 실종 신고를 하고 법원이 사망선고 심판을 확정하자 보험회사에 2천800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탄로났다.
임모 씨 가족은 사전에 고지해야 하는 임 씨의 당뇨병 치료 사실 등을 숨기고 총 76개의 보험에 가입한 다음에 당뇨질환으로 실명했다는 장애 진단을 받아 17억원의 보험금을 받았다가 사법 처리됐다.
임씨 가족이 낸 월 보험료는 650만원으로 가족 전체의 월 평균 소득 500만원보다 훨씬 많았으며 부족한 보험료는 보험약관 대출금으로 충당했다.
자해는 대표적인 보험사기 수법이다. 김모 씨는 2004년 2월 승용차를 운전해 철길 건널목을 건너다 차 바퀴가 빠져 내리다 열차에 오른쪽 다리를 잘린 뒤 7개월 뒤에나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기 혐의로 다음해 5월 사고 현장에서 경찰의 조사 후 열차에 왼쪽 발목마저 잘린 뒤 보험회사에 다시 12억원의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고의사고라고 판단한 보험사가 제기한 소송에서 올해 2월 패소해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
지난 상반기 중 적발된 보험사기는 1만5천736건, 적발 금액은 1천13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29.1%, 16.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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