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서방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축에 속하며 미국의 오랜 이민자 공급원이 돼온 아이티를 에이즈 확산의 경로지로 의심해온 서방 과학자들의 믿음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라고 AFP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애리조나대 진화생물학 전공인 마이클 워로비 조교수가 이날 공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미국의 에이즈 상륙 시점은 감염 우려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1980년대보다 10년 빠른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워로비 교수 연구팀은 미국 내 에이즈 환자 및 외국 에이즈환자를 상대로 한 유전자 분석 및 비교연구를 통해 질병의 확산 경로를 추적했다.
이 같은 논증을 통해 이들은 중앙아프리카→아이티→미국→전세계로 이르는 에이즈 전파경로의 개연성이 99%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또 전파시점도 기존 연구들이 1970년대 중반으로 본 데 반해 1960년대말로 앞당겼다.
1960년대는 중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독립을 계기로 상당수 아이티인들이 이곳을 왕래했던 시기다. 콩고에는 이미 1930년대부터 에이즈의 발병이 나타났다.
에이즈 전파시점이 1970년대 중반이냐 1960년대 말이냐의 문제는 상당한 정치사회적 함의를 담고 있다.
이는 에이즈 확산의 주범이 아이티로 '매매춘 여행'을 즐기던 미국인이 아니었다는 논증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의 아이티를 향한 매매춘 행렬은 1970년대에 들어서야 본격화됐다.
이들은 트리니다드 토바고로 에이즈가 확산된 것도 미국인들의 매매춘 여행 때문이 아니라 아이티인들 탓이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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