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가 지난 7일 출마 선언 당시 "경선에 승복하고 당 화합을 깨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이해한다. 다만 어느 날엔가 서로가 뜻이 통하는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말해 박 전 대표에게 사실상 구애의 뜻을 밝힌 상황에서 박 전 대표측 실무진의 이동이 양측간 연대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 캠프 외곽에서 언론 자문역을 맡았던 이영덕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이용관 전 세계일보 차장은 최근 이 후보 캠프에 합류해 공보팀장과 대변인 행정실장을 맡았다.
외곽조직인 이른바 '마포팀' 멤버였던 이들의 이동을 계기로 박 전 대표측 캠프 상당수 실무진들이 합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측 한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 이런 선거전은 초보자가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우리로서는 시간이 없는 만큼 검증된 이들이 필요하다"면서 "경선 후 이명박 후보쪽으로 가지 않은 박 전 대표 캠프 인사들 중 일부가 점차 우리한테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직 부문 전문가를 뽑는다고 했더니 여러 분들이 왔더라"면서 "그 중에 박 전 캠프를 도와줬던 분들이 조금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측 캠프에서 일했던 실무진 중 일부는 노출은 안됐지만 이미 '조용하게' 이 후보를 돕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필요가 없는 만큼 굳이 밖으로 드러내지는 않는 것일 뿐이란 얘기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이회창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뜻을 받들었던 캠프 인사들의 '이회창 캠프 행'은 어렵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총재 시절 이 후보를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고,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박 전 대표 캠프에서 핵심적으로 일했던 한 인사는 "몇 주 전부터 이 후보측에서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일했던 핵심 실무진들에게 도와줄 것을 부탁하는 전화를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박 전 대표가 어떤 결심을 하기 전까지는 움직일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핵심실무를 맡았던 한 인사도 "우리가 잘못 움직이면 대표가 나서는 걸로 오해를 받을 수 밖에 없어 외곽조직 인사들의 행보와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공감했다.
그러나 최근 이명박 후보측에 대한 박 전 대표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듯한 상황에서 빠른 시일 내에 양 측간 관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박 캠프 핵심 실무진이 이회창 후보 캠프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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