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신당-민주당 합당 합의 거센 후폭풍
상태바
신당-민주당 합당 합의 거센 후폭풍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1.13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당 대 당 합당 합의를 둘러싸고 신당 내부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당 지도부와 정동영 후보측은 "대선 승리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내부 설득에 주력하고 있으나 내부에서는 거의 계파를 가리지 않고 "원칙을 포기한 합당", "민주당에 당을 그대로 내준 꼴"이라며 조직적인 반발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친노진영과 당내 중진그룹, 시민사회 세력 등이 전면적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서 당 지도부와 정 후보측이 갈등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할 경우 당이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 같은 반발기류는 신당과 민주당이 '일 대 일' 합당원칙에 합의함에 따라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한 지분의 상당부분이 민주당으로 넘어가고 기존 신당내 세력의 지분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대선승리를 위한 범여권의 '고뇌에 찬 결단' 보다는 '밥그릇 싸움'으로 외부에 비쳐질 소지까지 낳고 있는 형국이다.

   김원기 정세균 장영달 원혜영 이미경 의원 등 당내 중진의원 8명은 이날 오전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회동을 갖고 양당의 합당합의가 당내의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 없이 이뤄졌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사실상의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석 의원은 "통합에는 찬성하지만 이기는 통합이 돼야 한다"며 "지금 민주당과 합당해버리면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는 사실상 어려워지고, 이는 결국 지는 통합이 된다"고 지적하고 "지분문제는 지금 논의할 대상이 아니다. 민주당과 즉시 재협상해야 하며 문국현 후보측과 단일화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영식 의원은 "무엇보다도 통합이 대선승리를 위한 기준에 부합돼야 하는데 현재의 논의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고위에서 당내 목소리를 수렴해 원칙에 부합되는 방향이 되도록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친노진영 의원 20여명은 이날 여의도 모처에서 이해찬 전총리와 한명숙 전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회동을 갖고 "공동선대위원장들과도 충분한 논의없이 이뤄진 합당"이라며 재협상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김형주 의원이 밝혔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이 붕괴 직전인데 산삼 뿌리를 먹여준 꼴"이라고 비판하고 "민주당 이인제 후보를 선대위원장에 임명하고 최고위를 심의기구로 하며 전당대회를 연기하는 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최고위가 만드는 협상기구를 통해 정당한 논의 절차를 거쳐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재선 의원들도 전날 밤과 이날 오전 삼삼오오 모임을 갖고 이번 합당 선언에 대한 대응방안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선의원은 "당내 의원의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고 심지어 정동영 후보 캠프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식으로 민주당에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상희, 양길승 최고위원이 소속된 시민사회세력인 미래창조포럼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통합의 정신은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며 "그러나 정책적 가치와 국민적 비전 제시 없이 오직 정치적 지분 나누기로 보여지는 합당과 단일화 논의는 즉각 백지화하고 전면 재협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럼은 "2008년 6월 전당대회나 2인 공동대표의 단독 의결구조는 정치적 민주주의를 무시한 반민주적 행태이자 정당정치의 후퇴이며 지역주의에 의지해 다음 총선을 겨냥하는 정략"이라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런 입장이 관철되지 못할 경우 중앙위를 소집해 이 문제를 전면 재검토할 것이며 필요시 '중대한 결단'도 불사할 수 있다"고 말해, 탈당을 포함한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신당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갖고 민주당과의 합당문제에 대한 내부의 입장을 조율했으나 상당수의 최고위원들이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는 이날 최고위에 잠시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와 오충일 대표에게 맡겨달라"며 "걱정하시는 분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고 "협상단을 구성해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전날 밤부터 중진 및 초.재선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합당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적극적 협조를 요청했다.

   신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에서 민주당과의 합당을 추인할 경우 당헌.당규, 정강.정책, 총무, 조직 등 4개 분과로 나눠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17-18일 수임기구 합동회의 구성, 19일 선관위 신고, 20일 통합민주당 첫 최고위원회의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번 합당은 민주당이 견지해온 통합원칙과 당론에 정면으로 위배되므로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힌다"며 "국정실패세력인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은 '도로 열린우리당'으로서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만약 통합을 강행한다면 불참할 것을 분명히 천명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이 합당에 불참할 경우 무소속으로 남게 된다. (연합뉴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