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잇따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참배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생가가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 구미시 등에 따르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12일 박 전 대통령 생가에 방문한 데 이어 무소속 이회창 대선후보도 13일 박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참배했다.
이들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보수세력의 중심지로 알려진 대구.경북의 표심을 잡고, 이 지역의 상징적 정치인인 박 전 대통령과 그의 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끌어안기 위한 제스처의 하나로 방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전 대통령의 탄생 90주년인 14일에는 이곳에서 기념식이 열리며, 여기에 딸인 박 전 대표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생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요즈음에도 분주하지만 지방선거나 국회의원선거 등 각종 선거를 앞둔 시점에도 붐비는 곳이다.
지난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경북지사 출마자들과 각 시.군 단체장 출마자들이 대거 이곳을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지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매년 박 전 대통령 서거일에도 구미시장과 구미경찰서장 등 구미와 경북의 각급 기관.단체장들은 함께 이곳에 모여 추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지역의 보수 정치인들에게는 결의를 다지는 일종의 성지로 굳어진 셈이다.
여러 전직 대통령의 생가가 있지만 박 전 대통령 생가만큼 많은 정치인과 추모객이 찾는 곳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박 전 대통령의 공적에 대한 국민들의 향수가 뿌리깊고 전체 사회의 보수화에 따른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민주주의 억압 등 그의 과오까지 묻히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다.
초가와 분향소, 관리사 등 3채의 건물로 구성된 박 전 대통령 생가는 1917년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나 1937년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았던 집으로 1993년 경북도 기념물 86호로 지정됐으며, 연간 14만여명이 찾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