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의원 부인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한 박순덕 할머니가 20일 "무엇이든 돕겠다"면서 무소속 이회창 후보 캠프가 차려진 남대문로 단암빌딩을 찾았다.
박 할머니는 자신을 지난 1975년 작고한 고(故) 신상학 제헌의원의 부인이라고 소개했다. 박 할머니가 내놓은 신분증에 적힌 출생연도는 1908년으로 올해 꼭 100세다.
부산에 산다는 박 할머니는 이날 오후 이 후보의 당선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가족에게는 아무 얘기 않고 서울행 KTX를 혼자 탔다고 한다.
박 할머니는 "사람을 똑바로 보고 나라를 짊어지고 갈 사람인지 판단해서 뽑아야 한다. 이 후보를 어떻게든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100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또렷하게 말했다.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박 할머니에게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인물이...(대통령은) 눈도 찌그러져서는 안되고, 코도 삐뚤어져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회창 후보에게 전달할 게 있다. 만나기 전까지는 내려가지 않겠다"면서 들고 온 보자기를 손에 꼭 쥐었다. 전달할 게 뭐냐는 데는 한사코 답을 하지 않았다.
캠프 관계자는 "연세가 들어 거동도 편치 않은 분이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지지를 해 준 데 무척 감사하다"면서 "할머니 말씀을 꼼꼼히 적어 후보에게 전하고 안전히 댁에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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