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씨의 부인 이보라씨(왼쪽)가 2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윌셔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후보의 친필 사인이 들어있다는 이면계약서 사본을 공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에릭 호닉 변호사.)
(이들이 이명박 후보의 친필 사인(위에서 두번째 사인)이라고 주장하며 공개한 이면계약서 사본)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조작 및 투자자문회사인 BBK공금 횡령 혐의로 구속된 김경준씨 가족은 20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작성했다는 이른바 '이면계약서'의 원본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씨 가족을 대표해 이날 로스앤젤레스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씨의 부인 이보라씨는 회견문에서 "검찰에서 조사중인 이면계약서(원본)를 여러분들에게 나눠주려고 준비를 했지만 오늘 새벽 뉴스를 보고 그 입장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검찰이 이 후보에게 친밀서명을 요청한다고 들었는데, 지금까지도 우리 가족이 위조를 했다고 얘기를 하는 이 후보가, 이 친필의 사인이 언론을 통해서 다 공개가 되면 본인의 친필을 위장하기 위해서 변조된 사인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사람을 시켜 사인을 해서 본인의 친필적이 아니라는 주장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이면 계약서' 원본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씨는 "저희는 이 4가지 계약서가 벌써 다 검찰에 제출이 돼 있고 또 이 원본들을 한국 검찰에 이번 금요일까지 전달할 예정이기 때문에 검찰의 조사를 혼란시키지 않고 검찰의 입장을 존중하기 위해서 이 장소에서 원본은 공개하려고 했다가 원본이 너무 중요한 서류이기 때문에 보안문제로 인해 결론적으로 사본만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회견장에서 이 후보의 친필 사인이 돼 있다고 주장하는 사본을 공개했으나 기자들에게 배부하지는 않았다.
앞서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43)씨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면계약서'를 검찰에 이미 제출했다면서 '이면계약서'가 1건이 아니라 3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씨는 "한나라당측에서 원본이 있다고 주장하니 그 원본을 검찰에 제출해서 그것이 진실된 것인지, 위조한 것인지도 같이 판결을 받기를 기대한다"면서 "이 원본들은 한국 검찰에 제출이 되기도 하겠지만 미국에서도 역시 이 원본을 검사기관에 보내 검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면계약서'를 포함해 4가지 계약서에 대해 "한글로 된 계약서는 이 후보가 BBK를 소유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계약서이고 나머지 3개 영문계약서는 EBK 증권중개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LKeBank, 이 후보, 제남편과 eBank Korea 증권간의 계약서들"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이처럼 계약서를 4개 작성한 데 대해 "지주회사는 LKeBank로 유치하면서 각각의 회사들을 분리시켜 금융감독원의 증권업허가를 받기 위해서 따로따로 제출되게 됐다"면서 "주주들이 사이드 어그리먼드(이면합의)를 맺음으로써 결론적으로 증권회사의 모든 주식은 이명박 후보의 LKeBank로 되돌리는 서류"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 "검찰이 진실을 밝혀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진실이 왜곡되거나 다른 쪽으로 이용될 때에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오늘 배포된 모든 자료는 검찰에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이날 회견문을 낭독한 뒤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일절 받지 않고 퇴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