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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이스타 존립 위기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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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이스타 존립 위기 몰려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0.07.23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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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대표 김이배)이 결국 이스타항공(대표 최종구) 인수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이스타는 자력 회생이 어려워지며 존립 위기에 몰렸다.

제주항공은 23일 오전 공시를 통해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측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면서 “주주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는 사실상 예고된 순서였다.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정했지만 올 2월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항공기가 날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항공사들 실적 악화로 연결됐다. 제주항공은 1분기 영업적자로 돌아섰고 이스타항공은 3월부터 국내 항공사 사상 첫 셧다운에 돌입했다. 이스타항공은 2월부터 직원들의 임금 지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항공도 3월 매각 대금을 695억 원에서 545억 원으로 낮췄고, 이행보증금 115억 원을 먼저 지급한 후 잔금 납부를 무기한 연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계약서 상 선결조건 이행을 놓고 갈등이 깊어졌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각종 미지급금을 문제 삼기도 했다. 

특히 260억 원 규모의 체불임금과 셧다운 결정 등을 두고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며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등을 돌리고 말았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이스타항공은 자력으로 회생이 아주 어려워졌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분기 자본총계가 -1042억 원에 달하는 등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3월부터 셧다운에 돌입하면서 수익이 제로인 상태라 1600여명에 달하는 직원의 무더기 실직 사태도 현실화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법정 관리에 돌입하더라도 기업 회생은 어렵고 청산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산업이 불황에 빠진 만큼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도 어렵다. 2개월 이상 항공기를 띄우지 않으면서 운항증명 효력마저 일시 중지됐다.

뿐만 아니라 이스타항공으로부터 대금 정산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협력업체에게도 큰 타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에 계약금 반환 등을 놓고 법정공방을 다툴 것이 유력하다. 양측이 주장하는 SPA 선행조건 이행 여부 입장이 첨예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한 만큼 115억 원의 이행보증금을 반환할 의사가 없고 체불임금 260억 원을 포함해 계약 체결 이후 발생한 800억~1000억 원 가량의 미지급금 역시 손해배상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SPA 체결의 선행조건을 완료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행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우리의 잘못이 아닌 제주항공의 일방적 계약 파기”라면서 “제주항공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측에서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진행 경과를 왜곡하여 발표하는 등 제주항공의 명예가 실추된 부분도 있고 민감한 내용들이 외부에 유출되는 일도 발생하면서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 유감”이라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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