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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자산매각·유상증자 등 자구안 이행 '착착'...친환경에너지로 체질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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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자산매각·유상증자 등 자구안 이행 '착착'...친환경에너지로 체질 개선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09.2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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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대표 박지원·정연인)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두산은 연내에 3조 원 규모의 자구안 실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를 위해 1조3000억 원 유상증자와 함께 그룹을 상징하는 서울 중구 소재 두산타워 매각을 완료했고 이달 말에는 두산인프라코어(대표 손동연) 매각 예비입찰도 진행된다.

두산중공업은 구조조정을 완료한 뒤 가스터빈, 해상풍력, 수소발전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에서 미래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 재무구조 개선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이 28일 열린다. 당초 22일로 예정됐었지만 잠재 매수자들이 추가분석을 위한 시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의 발목을 잡던 두산공정기계(DICC) 소송을 떠안기로 하면서다. 2011년 IMM프라이빗에쿼티, 하나금융투자PE, 미래에셋자산운용PE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은 DICC 지분 20%에 3800억 원을 투자하면서 3년 안에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중국경기 침체로 DICC 실적이 악화돼 IPO가 힘들어지자 FI들은 2014년 주식을 제3자에게 공동으로 매각을 요청할 수 있는 동반매각요청권을 행사했고, 두산 측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아 매각에 실패했다며 2015년과 2018년 총 7200억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리스크가 줄어든 상황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대금은 최대 1조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하고 있는 두산밥캣(대표 박성철) 지분 51%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두산은 지난 21일 그룹의 상징으로 불리는 두산타워를 8000억 원에 매각했다. 두산타워 처분예정일은 두산인프라코어 예비입찰이 열리는 이달 28일 이다.

지난 4일에는 두산중공업이 1조3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두산(대표 박정원·동현수·김민철)과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만큼 참여한다. 유상증자 청약이 미달돼 실권이 발생하면 주관 증권사가 인수하기로 했다.

같은 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하는 사재출연도 결정했다. 이 방안이 마무리되면 두산그룹 지배구조는 ‘(주)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에서 ‘(주)두산→두산중공업→두산퓨얼셀’로 바뀐다.

또 4일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대표 이윤석)와 (주)두산 두산모트롤BG사업부도 매각했다. 앞서 8월에도 자회사 네오플럭스(대표 이상하)와 클럽모우CC를 팔아 유동성을 확보했다.

클럽모우CC 매각 대금은 채권단 지원자금 상환에 사용됐다. 유상증자와 두산타워 매각 등으로 마련되는 자금도 차입금 상환에 즉각 활용된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구안이 완료되면 두산중공업 부채비율이 292.9%(6월 말 개벌기준)에서 144%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

자산 매각으로 상가 보증금 등을 제외하고 실제 유입되는 현금은 유상증자를 포함해 3조5000억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5조3500억 원이다. 이중 83%에 해당하는 4조4358억 원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다.

두산건설(대표 김진호)은 대우산업개발(대표 한재준)과 매각 협상을 진행했지만 가격 눈높이가 달라 결렬됐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을 조기에 정상화시켜 채권단 지원 자금을 신속히 상환할 것”이라며 “수출과 내수 진작을 통해 경제에 기여하는 기업 본연의 역할을 다하도록 대주주 및 전 임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발전용 가스터빈
두산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발전용 가스터빈

◆재무구조 개선 이후 미래 먹거리는 친환경에너지

그간 건설기계·장비사업을 주력으로 삼아왔던 두산중공업은 경영 정상화 이후 가스터빈, 해상풍력, 수소발전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두산중공업이 공들이고 있는 가스터빈 사업은 2013년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 개발 과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일찌감치 시작됐다. 지난해 세계에서 다섯 번째, 한국에서는 최초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모델을 개발했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데, 대기오염 물질이 석탄발전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친환경에너지로 꼽힌다. 가스터빈은 부품교체 및 유지보수 수요가 많아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가스터빈 발전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97조 원이며 2035년에는 200조 원으로 전망된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독자 개발 과정에서 부차적으로 얻게 된 특수금속소재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항공기 부품, 방위산업 고부가가치 제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탐라해상풍력단지
탐라해상풍력단지

해상풍력사업은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양산체제를 구축한 뒤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 2025년까지 연매출 1조 원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해상풍력발전기 모델 3MW, 5MW를 자체 보유하고 있으며 2022년 8MW 대형 신규모델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두산퓨얼셀(대표 유수경)은 지난 7월 준공된 세계 최초·최대 규모의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에 연료전지를 공급하고 유지보수를 담당한다.

친환경에너지 사업에서의 성과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0일 한국석유공사와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 한국형 공급체계 구축 상호협력에 관한 협약(MOU)’을 맺었다.

하루 앞선 9일에는 미래에너지원인 인공태양을 만드는 국제공동 프로젝트에 국제핵융합실험로에 쓰일 가압기 제작 업체로 참여가 결정됐다. 두산중공업은 국제경쟁입찰을 통해 수주 계약을 맺었다.

8월에는 폴란드에서 2200억 원 규모 폐자원 에너지화 플랜트도 수주했다. 6월에는 독자 개발한 발전용 가스터빈(3600억 원)을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했다.

두산중공업이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뉴스케일의 소형모듈원전(SMR) 모델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최초로 모두 통과하면서 두산은 내년부터 1조5000억 원 규모의 SMR 주요 기자재 수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기존 사업을 확대하고 친환경 수력발전사업, 태양광 EPC사업, 수소산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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