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대표 안동일)과 동국제강(대표 장세욱·김연극)이 3분기에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대표 최정우)는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지만,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사태 등으로 글로벌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가격과 상업용 전기요금 상승 등의 악재까지 겹치면서 4분기 전망은 낙관할 수 없는 상태다.
BNK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의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은 14조9300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6.6%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540억 원으로 56.3%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나마 직전 분기인 2분기에 비해서는 매출이 8.8%, 영업이익은 170%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중국 내수회복에 따른 철강 수요 증가로 지난달부터 대부분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에 더해 지난 9월 탄소강 등을 톤당 2~3만 원 인상해 양호한 실적이 전망된다. 또 E&C, 무역 등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22.3%나 줄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2.6% 늘어날 전망이다. 올 2분기에 140억 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은 3분기에 341억 원으로 2.5배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업황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공정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현대제철은 지난 상반기 단조사업부를 물적분할해 현대아이에프씨 설립하는 등 사업구조를 전방위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또 설비성능저하요소를 검토·개선하고 구매처 다변화, 생산체계 재구축 등으로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이밖에 유동성 확보를 위해 토지·건물 등 부동산이나 비수익 라인을 차례로 매각할 방침이다.
KB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동국제강 역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55.2%나 급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동국제강은 탄력적 운영이 가능한 전기로 중심 생산체계를 갖춰 하락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었고 주력으로 삼고 있는 봉형강 마진이 커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봉형강 마진의 하향 안정화가 예상돼 동국제강의 영업이익이 점차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주요철강업체는 3분기 호실적을 낼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자동차·조선 업체와의 가격 협상 난항, 원재료가격 부담 등으로 4분기 실적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현실화해 업계의 우려가 크다.
도쿄올림픽 무산으로 철강 재고가 늘어난 일본이 물량을 밀어내면서 국내 전방업체가 값싼 일본 철강재 수입량을 늘렸을 뿐만 아니라 철광석, 제철용 원료탄(코크스) 등의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기 때문이다.
더욱이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달 중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골자로 한 ‘전기요금 개편안(용역보고서)’을 한국전력공사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용광로 운영비가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고가 원료 사용비율을 감축하는 등의 원가절감을 지속해 하반기 원가상승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라며 “사측은 전기를 자체 생산하고 있어 전기료 상승에 대한 영향도 적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철광석 가격이 상승세지만 4분기에는 철광석 공급 여건 개선, 동절기 중국 환경규제 등으로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철광석 가격으로 인한 원가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의 3분기 판매량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또 지난 7월부터 광양 3고로를 재가동해 조강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수익성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그린뉴딜과 관련해 철강 업계에 체감되는 바가 아직 크지는 않다”며 “다만 관련 신규수요로 꼽히는 해상풍력발전 사업 등의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매출의 45%를 봉형강이 차지하고 전기로로 탄력적 운용이 가능했던 만큼 사측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다”며 “취급 품목 특성상 일본산 철강재 영향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심야시간대 전기료 상승과 관련해선 우려를 표했다. 특히 동국제강은 전기로를 주로 운용해 전기료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강 생산현장은 24시간 가동되는 것이 보통이어서 전기요금이 인상 시 철강사 원가부담을 피하기 어렵다”며 “다만 아직 명확한 개편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진행 중인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중”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신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에 주력해 수익성 위주 영업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승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