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외국인 투자제한시스템 로그기록을 분석한 결과 잔액 부족으로 인한 거부 건수가 공매도 금지 기간인 올해 8월 한 달간 1만4024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부 건수는 2만1092건으로 사실상 불법 무차입공매도가 공매도 금지기간 동안 발생한 셈이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발생한 1만4024건 중 27일 하루에만 5315건의 잔고부족 거부 건수가 발생했는데 외국계 투자은행 1개사가 아시아나항공, 인포뱅크 종목 매도 주문을 시도했다가 잔고부족 거부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외국인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제한 종목'에 대해 외국인 투자제한시스템을 통해서만 주식 거래가 가능하다. 이 시스템에는 현재 36개 종목이 투자제한 종목으로 지정돼있는데 이들 종목에 대해서는 가진 잔고보다 더 많은 매도 주문이 나오면 시스템에 잔고 부족이라도 뜬다.
지난 2018년 무차입공매도로 위반 조치를 받은 골드만삭스의 경우 외국인 투자제한시스템에서도 잔고부족 거부가 있었던 것으로 박 의원실은 파악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에 대해 무차입 공매도 위반으로 과태료 75억480만 원을 부과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위 위반조치 이후 외국인 투자제한시스템에서 잔고 부족 오류건수 0건을 기록했고 올해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에도 잔고부족 오류건수가 발생하지 않았다.
박 의원 측은 외국인 투자제한 종목에서 한 달 동안 무차입 공매도 의심 정황이 다수 발생하고 있지만 2017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4년 간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 이뤄진 금융당국의 제재는 32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사건 등이 잇따라 터졌던 2018년 금융당국은 외국인투자제한시스템을 참고해 '실시간 주식잔고·매매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해당 시스템은 관련 법 폐기 등의 이유로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박 의원은 "외국인투자제한시스템 상황으로 미뤄 볼 때 일반 주식투자시장에선 무차입 공매도가 금융당국의 제재 수준보다 더 만연하다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미온적 태도를 보인 금융당국이 더 적극적인 시정조치와 대안을 마련해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