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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 피해 빈번하지만 보상은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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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 피해 빈번하지만 보상은 '속수무책'
  • 김민국 기자 kimmk1995@csnews.co.kr
  • 승인 2021.04.15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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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 2월 당근마켓 한 판매자에게서 15㎏짜리 귤 2상자를 총 2만8000원에 구매했다. 하지만 정작 배송된 귤은 10kg짜리 두 박스였다. 판매자에게 항의했더니 "제주도 내에는 10kg 이내로만 배달이 가능하다" "두 박스만 주문하고 요구사항이 많다" 등 자기 말만 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박스를 열어보니 귤 상태도 썩고 터진 게 상당수였다. 김 씨는 "환불을 요구하자 판매자가 며칠 뒤 4000원을 보냈더라. 당근마켓에 ‘신고하기’해도 피드백이 없었다"며 답답해했다. 당근마켓은 판매자로부터 문의를 받고 중재를 진행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 경남 밀양시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 1월 말 번개장터에서 중고 운동화를 13만 원에 구매했다. 판매자는 10번 착용한 신발이라고 설명했으나 배송온 신발은 밑창이 닳아 있는 등 전반적으로 매우 낡은 상태였다. 황당해 판매자에게 반품을 요구했으나 새상품이나 마찬가지인 제품이라며 거절했다. 김 씨는 "번개장터 고객센터에도 도움을 청했으나 어쩔 수 없다더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서비스 이용자가 늘면서 사기 거래나 품질 논란 등 피해도 커지고 있다.

플랫폼 특성상 개인 간 거래가 주를 이루다 보니 분쟁이 발생해도 중개업체의 적극적인 개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대표 업체들도 사기 피해 등 예방을 위해 사전 안내만 하고 있을 뿐 분쟁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선다거나 실질적인 보상책은 마련하고 있지 않았다. 특히 개인정보보호 때문에 개인간 거래 관련 대화 등을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올해 들어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 후 피해를 입었다는 소비자 불만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운동화나 의류 등 잡화에서부터 농수산물, 오토바이, 이용권 등 품목도 다양하다.

상태가 좋지 않은 물품을 받았는데 환불을 거절당했다는 사례가 대다수였다. 판매자가 입금만 받고 물품을 보내지 않은 채 잠적해 금전적 피해를 입는 경우도 발생했다. 가품을 진품인양 판매하거나 배송, 환불 기한을 제때 지키지 않는 일도 다발했다.

소비자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중고거래 플랫폼의 중재 역할을 기대하나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데 불만을 토로했다. 대부분 사기 피해가 발생하면 경찰서, 분쟁 발생은 한국인터넷진흥원 산하 분쟁조정지원센터에 문의하라고 안내 중이었다.

소비자 기대와 달리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 3사는 사기 거래나 분쟁 발생 시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기 사건 발생시에는 경찰서 등 유관기관의 적법한 절차가 필요하다 보니 직접적으로는 관여할 수 없어 보상 등 조치 마련도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상 구매자와 판매자 간 대화 내용을 열람할 수 없다는 점도 분쟁 해결에 나설 수 없는 걸림돌로 꼽았다.
 

▲ 당근마켓은 구매자나 판매자에게 환불 강제나 이용제재가 어려울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 당근마켓은 구매자나 판매자에게 환불 강제나 이용제재가 어려울 수 있으며 이 경우 국가 분쟁조정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분쟁이 발생했을 땐 원인을 명확하게 제공한 쪽이 상대에게 배상 등 조치하라고 통보하며 이후에도 배상해주지 않을 경우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용자간 거래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정황을 파악하고 내부 정책에 따라 1차적인 중재에 나서고 있다"며 "중재로 해결이 어려운 건은 외부기관인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분쟁이 해소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번개장터도 개인 간 거래시 품질 등에 관한 기대 수준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문제에 대한 중재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대화 내용을 정확히 봐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데 개인정보다 보니 이를 확인할 권한이 플랫폼 측에 없다"며 "분쟁의 경우 어느 쪽에 잘못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플랫폼에서 해결하거나 사후 조치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번개장터는 개인 간의 거래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개인 간의 거래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다.

다만 이들 업체는 사기·분쟁 관련 대응법을 사전에 안내함으로써 만약의 피해와 분쟁 해소에 나서고 있었다.

당근마켓은 만약을 위해 이용자들에게 대면 거래를 권하고 있으며 실제 사기 피해가 일어났을 때는 수사기관에 빠르게 신고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번개장터도 자체 안전결제 서비스 '번개페이'를 통해 거래할 것을 권고하고 있었다. 보안 전문 기업과 협력해 ▲외부 경로로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한 가입 차단 기술 ▲대화 시 AI를 기반으로 사기 거래 유도 패턴 인식 및 차단 등의 예방책을 두고 있었다.

중고나라는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앱 외부에서 거래하지 않는 것을 권장했다. 외부 SNS에서 거래할 경우 해킹 프로그램 같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사기 피해 방지를 위해 에스크로 안전결제(구매자와 판매자 간 신용관계가 불확실할 때 제3자가 거래를 중개하는 매매보호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권장하고 있었다.

현행법상에서도 중고거래 플랫폼이 거래 문제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근거 규정은 없다.

이를 개선하고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3월 플랫폼이 실질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게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거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판매자의 개인정보를 구매자에게 제공하게 하는 내용을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에 담았다. 이때 개인정보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소비자보호측면에서도 한계를 최대한 없애는 방안을 내부에서 논의중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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