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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계좌에서 2억 찾는데 200일?...가상화폐 투자금 인출제한에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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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계좌에서 2억 찾는데 200일?...가상화폐 투자금 인출제한에 발동동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4.2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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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화폐 하루 거래 규모가 30조원을 웃도는 가운데, 투자금 회수를 위해 돈을 찾는 과정에서 인출 한도제한으로 불편을 겪는 소비자들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가 한도제한을 푸는 요건에 포함이 안되기 때문이다. 특히 업력이 짧은 온라인 은행 케이뱅크의 경우 공과금 납부 등 기존 이용 실적이 거의 없어 한도제한 해제가 상대적으로 더 어렵다는 지적이다.  

경북 안동시에 사는 김 모(남)씨는 최근 가상화폐에 관심이 생겨 거래소 업비트를 통해 거래를 시작했다. 업비트는 가상화폐 거래시 실명계좌연결서비스를 위해 케이뱅크와 제휴를 맺고 있어 김 씨도 케이뱅크 계좌에 투자금을 예치해 거래를 진행하고 있었다. 

최근 수익금 일부를 출금하기 위해 예치금 인출을 시도한 김 씨는 일일 출금한도가 100만 원으로 제한돼있던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한도제한 해제를 위해서는 ▲공과금 자동이체 ▲대출 ▲카드 발급 등 실적에 대한 이력이 필요했다. 

예치금 인출이 시급했던 김 씨는 카드를 발급하기로 하고 고객센터에 연락했지만 이번에는 고객센터 연결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예금 인출도 한도 제한인 상태에서 거래 이력 확보를 위한 카드 발급도 여의치 않게 된 김 씨는 난감한 상황에 빠진 셈이다.  

그는 "현재 예치금 2억 원을 하루에 100만 원씩 출금한다고 하더라도 수 개월이 걸릴텐데 한도제한을 풀기 위해 카드 발급을 하려 했지만 고객센터가 연락조차 받지 않는다"면서 "최근 가상화폐때문에 고객이 몰린다고 이야기는 들었지만 명색이 은행인데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난감해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비대면 계좌개설 당시 계좌개설 목적을 묻는 객관식 질문에 가상화폐 거래 목적이 포함되어있지 않다"면서 "당행은 1차적으로 100% 한도제한계좌로 개설하되 이후 재직증명서 등 금융거래목적 확인서류를 제출하면 한도제한이 해제되는데 타행에 비해 절차가 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가상화폐 이슈로 고객들의 문의가 많아지고 있지만 고객센터나 카카오톡 상담 등이 마비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수 년전부터 대포통장 방지를 위해 신규 계좌의 경우 일일 출금한도를 제한하는 '한도제한계좌'로 개설해준 뒤 급여이체, 공과금 납부 등 목적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하면 한도제한을 해제해주고 있다. 그러나 단순 가상화폐 거래는 한도제한 해제 조건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  
 

▲ 네이버 가상화폐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객센터 불통 사례. 은행들은 한도제한계좌 해제 신청은 케이뱅크의 경우 모바일 앱을 통해서 비대면으로 신청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 네이버 가상화폐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객센터 불통 사례. 은행들은 한도제한계좌 해제 신청은 케이뱅크의 경우 모바일 앱을 통해서 비대면으로 신청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가상화폐 거래소마다 개별적으로 제휴 은행이 있다보니 최근 가상화폐 거래를 위해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가 많아져 한도제한 계좌 관련 고객들의 불만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 업비트는 케이뱅크, 코빗은 신한은행과 독점 제휴를 맺고 실명계좌연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업비트와 손을 잡은 케이뱅크의 경우 신규계좌 개설 고객이 올해 1분기에만 172만 명에 달할 정도다.  

다만 한도제한계좌 해제는 케이뱅크의 경우 온라인으로 증빙서류를 제출하거나 비대면으로 예·적금 상품을 가입하면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센터 문의시에도 모바일 앱을 통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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