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소비자, 뒷짐진 본사-편의점④] '진상' 점주 본사 항의했더니, 교육강화 타령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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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소비자, 뒷짐진 본사-편의점④] '진상' 점주 본사 항의했더니, 교육강화 타령 뿐
본사-점주, 수평 관계 내세워 '강건너 불구경'
  • 김민국 기자 kimmk1995@csnews.co.kr
  • 승인 2021.05.0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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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이나 배달앱, SNS 등 온라인 중개 서비스(플랫폼)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상품 공급자 외에 플랫폼 제공 기업에도 책임을 묻는 법 개정 논의가 활발하다. 플랫폼 운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소비자 피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불합리함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러나 온라인의 플랫폼과 같은 역할을 하는 대리점과 프랜차이즈 가맹제도에 있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브랜드를 믿고 거래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경우 본사는 가맹점 뒤에 숨어 뒷짐을 지고 있기 일쑤다. 법적으로 본사에 책임을 묻을 수있는 규정도 전혀 없어 소비자 피해 구제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2021년 ‘뿔난 소비자, 뒷짐진 본사' 기획 시리즈를 통해 가맹제도에 따른 소비자 피해 연대 책임 문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사례1= 경기 군포시에 거주하는 박 모(여)씨는 최근 CU 편의점에서 간장계란장을 구매해 먹던 중 유통기한이 3일 지나있던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출근 뒤 배탈이 났고 편의점을 찾아 항의했지만 점주는 “나도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똑같이 먹었는데 아무 문제 없었다”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고. 박 씨는 “환불과 보상을 떠나 점주의 불친절함에 대해 편의점 본사에 문제 제기 했는데 ‘업주와 직접 합의해야 한다’는 답을 받았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사례2= 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지난달 GS25에서 구매한 핫도그에서 밀가루 반죽 맛을 느꼈다. 덜 익은 핫도그가 판매된 것이다. 김 씨는 이전에도 같은 곳에서 덜 익은 핫도그를 구매한 적 있다고 한다. 편의점 점주는 “환불 해줄테니 다신 오지 말라”는 황당한 대답을 내놨다고. 화가 난 김 씨는 본사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올렸으나 어떤 회신도 받지 못했다.

#사례3= 전북 전주시에 사는 엄 모(여)씨는 지난 8일 인근 미니스톱에서 구입할 간장을 계산대에 올려놓은 뒤 직원에게 먼지를 닦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직원은 "사기 싫으면 다시 가져다 놓으라"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는 게 엄 씨의 주장이다. 불친절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자 직원은 "나이가 몇 살이냐", "짜증나게 하지 말고 나가라"며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고. 이에 대해 미니스톱 본사에 항의하자 "문제가 발생한 가맹점에 찾아가 재발 방지를 요청하겠다. 그러나 제대로 시정이 될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본사에 항의한 이후에도 가맹점주는 사과 연락조차 없었다. 엄 씨는 "거주하는 아파트 상가에 있는 곳이라 자주 방문하는데 이 같은 일을 당해 화가 난다. 그런데 본사에서도 실질적인 해결을 해 주지 못한다고 하니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사례4=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유 모(남)씨는 지난 27일 인근 세븐일레븐에서 담배를 구입하기 위해 여권을 직원에게 제시했다. 그런데 직원은 "여권으로는 안 된다"라고 대답했다.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빨리 담배를 구입하고 떠날 생각에 차 안에서 운전면허증을 가져와 다시 제시했지만 또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여권과 운전면허증도 신분증인데 안 되는 이유가 뭐냐는 물음에도 직원은 아무 설명을 해 주지 않았다. 이유 없는 불친절에 황당함을 느낀 유 씨는 본사에 항의했으나 일주일 간 아무 회신을 받지 못했다. 현재는 세븐일레븐에서 상황 파악을 마치고 중재에 나선 상황이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일부 매장 점주의 불친절한 응대와 상품 품질 문제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가 많지만 대부분 개인 사업장이나 다름 없는 가맹 형태다 보니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구매하거나 점주의 불친절에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본사에 관리 부실 문제를 제기하지만 회신을 받지 못하거나, 점주와 직접 이야기하라는 답만 들을 뿐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대형 프랜차이즈 편의점과 관련해 상품 구매·환불 시 겪은 불친절한 응대, 유통기간 경과 상품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 고객센터와 연결이 안 되는 경우가 잦고 연락이 닿는다 해도 ‘교육을 강화하겠다’ 등의 형식적 답변만 받았다는 불만이 주를 이룬다.

소비자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경향이 크지만 문제가 생기면 본사는 점주와 소비자 간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이다.

이는 편의점 지점과 본사가 가맹 관계로 대등한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은 공정한 거래질서를 위해 가맹점본부와 사업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준수사항에 대해서만 명시하고 있다.

점주와 소비자 간 갈등이나 피해에 대한 보상 방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없다.

본부가 가맹점에 가격이나 서비스 유무 등을 강제할 경우 가맹사업법에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본부가 점주와 소비자 간 갈등에 뒷짐지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2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는 ‘거래상의 지위를 이용하여 부당하게 가맹점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 ‘가맹점사업자에 대하여 상품이나 용역의 공급 또는 영업의 지원 등을 부당하게 중단 또는 거절하는 행위’ 등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부는 가맹점과 계약을 맺고 브랜드 사용과 상품 조달, 운영 체계만 관여할 뿐 그 이상의 관계는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소비자와의 분쟁에서 책임이 가맹점에 있는 점이 명확해지더라도 본부가 직접적인 패널티를 주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직 관계가 아닌 만큼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 대신 고객 응대 서비스와 관련된 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브랜드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정도의 물의를 일으킨 경우엔 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조치를 할 순 있다”라고 말했다.

현행 소비자법에도 가맹점주의 불친절로 인한 갈등 발생 시 해결 여부나 방안에 대한 세부적인 가이드는 없는 상태다. 다만 식품의 문제로 인한 문제 발생 시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에 따라 물건 값과 치료비 등을 보상 받을 순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가맹점주에게 불만을 느끼거나 피해를 입었을 경우 본사의 중재에 따라 합의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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