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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 5주년 진단 ㊤] 금융거래 소비자권리 법적 보호 성과...민원 되레 늘고 내부통제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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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 5주년 진단 ㊤] 금융거래 소비자권리 법적 보호 성과...민원 되레 늘고 내부통제 미흡
형식적 불완전판매 방지 한계·구제 수단 개선 필요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6.03.16 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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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이 시행된 지 5주년을 맞는다. 금소법은 금융업권에서 소비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첫 법률이라는 점에서  소비자 권익 향상과 금융소비자보호 문화 형성 등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법 시행 이후 홍콩 ELS 사태를 비롯한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태가 이어지면서 실효성 제고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금소법 시행 5주년을 맞아 금소법의 현 주소와 향후 개정 방향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주]

지난 2021년 3월 금소법이 제정된 이후 금융권에서 체감되는 가장 큰 변화는 금융상품 거래 과정에서 소비자의 권리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적합성·적정성·설명의무·불공정영업행위 금지·부당권유행위 금지·허위 과장광고 금지 등을 담은 6대 판매원칙이 모든 금융상품 판매단계에 적용되면서 불완전판매를 기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게 되었고 청약철회권과 위법계약해지권 등도 법적 효력을 발휘하면서 불완전판매 발생시 구제 수단도 생겼다. 

그러나 홍콩 H지수 ELS 사태, 해외 부동산펀드 부실 사태 등 대규모 불완전판매 사태를 야기한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등 단기실적 중심 영업관행과 형식적인 내부통제가 만연해 금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금융소비자 권리 법적 보장·금융사 소비자보호 조직 강화 릴레이

긍정적인 부분은 금소법 시행 이후 소비자들의 권리가 향상됐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상품 판매 시 6대 판매 원칙을 위반한 것이 확인되면 소비자가 중도 계약 해지를 요구(위법계약해지권)할 수 있다. 또한 금융상품 가입 후 정해진 기간 내에 자유롭게 계약을 철회할 권리(청약철회권)도 보유한다. 

금융상품 판매규제가 모든 금융권에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금융상품 구매과정에서 소비자보호가 더욱  두터워진 것이다.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 신설로 소비자에게 적합하고 유리한 금융상품의 선택권 역시 넓어졌다.

특히 금소법 시행 이후 금융회사들이 소비자보호 조직을 강화하고 담당임원(CCO)을 의무 선임하고 권한을 넓히는 등 금융회사 내에서도 소비자보호 조직이 주요 부서로 부상한 점도 긍정적인 효과다.

과거 금융회사 내 소비자보호조직은 민원 및 분쟁처리 등 후선 업무라는 인식이 강했고 직원들 역시 대면에서 소비자 민원을 상대해야하는 업무 특성상 소비자보호조직을 한직으로 여겼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비자보호조직을 격상하고 인원 확충은 물론 대표이사(CEO)가 직접 관할하는 등 바짝 힘을 주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들은 계열사 뿐만 아니라 지주사 내에도 소비자보호부문을 신설해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의 소비자보호정책을 추진하도록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이 CCO를 '부행장급'으로 격상하며 무게감을 높힌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초 자회사 겸직이 아닌 독립적인 CCO를 임명하면서 주목 받기도 했다. 

소비자보호 조직이 커지면서 관련 인력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보호부 인력을 종전보다 35% 확충했고 카카오뱅크도 지난 2023년 이후 매년 소비자보호전담인력을 30% 이상 늘리고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초 조직개편에서 소비자보호부문을 은행 내 직제에서 두 번째로 배치하고 삼성화재 역시 소비자권익보호파트를 신설하는 등 소비자보호조직의 권한과 위상도 향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역시 이찬진 금감원장 체제에서 원장 직속 소비자보호총괄 부문을 신설하고 선임국장들을 집중 배치하는 한편 올해부터는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소비자보호거버넌스' 확립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보험부문이 금융소비자보호처 산하로 편입되면서 민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보험업계는 소비자보호 조직 강화에 더욱 적극적인 상황이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소비자보호실이 팀으로 격상됐고 CCO 산하에 고객센터를 편제하는 등 소비자보호조직과 CCO의 실질적인 권한도 서서히 강화되고 있는 추세인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법 만들었지만 대규모 금융사고 여전, 민원 늘고 내부통제 미흡평가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금소법이 시행됐지만 대규모 소비자 피해를 야기하는 금융사고는 여전하다. 판매 현장에서 형식적인 소비자보호 행태가 만연하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난 2024년에 발생했던 홍콩 H지수 ELS 사태가 대표적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일부 금융회사가 가입 절차 중 하나인 투자성향 판단 과정에서 손실 감내 수준이 낮은 소비자가 ELS와 같은 고위험상품을 가입할 수 있도록 특정 답변을 유도하거나 대면 영업 후 비대면 계약을 권유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현행법상 비대면 계약은 전자서명으로 대체되므로 만 65세 이상 고연령자나 투자성향 부적합자가 MMF, MMT를 제외한 비예금 상품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별도의 녹취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판매 직원의 안내 과정이 기록에 남지 않는 점을 노려 '부당권유행위 금지' 위반 등의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통로로 활용된 것이다. 이는 소비자 편의를 위한 디지털 전환이 오히려 사각지대를 키운 역설적인 상황이라는 평가다. 

실제 금소법 제19조에 따르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시 소비자가 해당 금융상품의 주요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설명서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지만 형식적인 설명과 허술한 소비자보호 장치 탓에 법 자체가 무력화 된 사례로 꼽힌다. 

이정민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6대 판매원칙이 대면위주로 되어있다보니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에 있어 사각지대가 많다"면서 "특히 비대면 채널에서는 자기책임 원칙이 소비자에게 부과되다보니 분쟁이 발생하면 소비자에게 불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업권은 금소법 도입 이후 민원건수가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등 민원 다발 상품이 많은 손해보험업권의 경우 지난해 민원건수가 4만1041건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고 금융투자업권은 2076건에서 14833건으로 7배 이상 급증했다. 

은행권과 카드업권의 감소폭이 컸지만 은행권은 직전년도 홍콩 ELS 관련 민원 소멸, 카드사 민원은 직전년도 티메프 사태로 인한 민원이 사라진데 따른 기저효과였다. 

금소법 도입 5년이 지났지만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및 내부통제 평가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에서 실시한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체 평가대상 금융회사 중 약 96.5%가 내부통제체계 작동이 부분적으로 미흡해 '보통' 이하 등급을 받았다. 당시 금감원도 금융회사들이 소비자보호제도의 외형은 갖췄지만 실제 운영은 인력부족과 규제를 형식적으로 준수하는 등 보완점이 많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상품개발 절차에서 소비자보호부서와 사전협의를 진행하지만 소비자보호부서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가 하면 내부통제위원회에서 소비자보호 관련 중요 사안이 논의되거나 의결되지 않는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조혜진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금소법 시행 후 금융사가 정책적으로 소비자 보호를 위해 변화하고 있는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면서 “다만 현실적으로 소비자가 피부로 와닿을 수 있도록 인식과 정책에서의 변화가 더 형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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