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묶음 제품이 낱개보다 더 저렴할 것이라 생각되지만, 설 선물세트 일부 제품은 낱개제품 가격을 크게 역전하기도 한다. 포장재 비용과 인건비 등이 선물세트에 추가되므로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게 해당 업체들의 설명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CJ제일제당, 대상, 동원F&B, 사조, 오뚜기 등 주요 식품업체를 대상으로 각사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설 선물세트 제품 15개 판매가를 낱개 제품 합산가격과 비교한 결과 사조대림의 '안심특선 36호'가 단품과 가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대상 제품은 지난 20일 자사몰 비회원 할인 판매가를 기준으로, 업체별 3개씩 무작위로 선정했다.
사조대림 '안심특선 36호'는 사조몰에서 1만3000원에 판매 중인데 낱개로 구매하면 9580원에 살 수 있었다. 소비자는 단품보다 3420원(26.3%)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해 세트를 사야하는 셈이다.
사조대림의 '고급유 5호(1만4500원)'와 '고급유 2호(1만4500원)'도 낱개보다 20~21%(약 2900~3000원가량) 더 비쌌다.
사조대림 관계자는 "가격은 유통채널마다 다르지만 통상 선물세트에 별도 포장비용과 인건비 등의 추가 비용이 더해지면서 낱개 가격보다 비싸지게 된다"고 말했다.
명절 선물세트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CJ제일제당 스팸 선물세트도 낱개보다 가격이 더 비쌌다. CJ더마켓에서 판매하는 스팸클래식 200g 8개(개당 4180원)로 구성된 '스팸 12호(3만5900원)'는 낱개보다 6.9%(2460원) 비쌌다.
이와 반대로 오뚜기 선물세트는 낱개 가격이 더 비싸 세트를 사는 게 유리했다.
오뚜기 '요즘 설날 세트'는 오뚜기몰에서 1만9900인데 낱개로 구매하면 2만4920원으로 세트가격이 5000원 넘게(-25.2%) 더 저렴했다. 오뚜기 '참치 프리미엄 1호(4만6980원)'도 낱개제품 대비 5.6%(2620원) 저렴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자사 명절 선물세트는 몇년 전부터 자사몰과 온라인 일부 채널에서만 판매하는데, 자사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혜택으로 세트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 '잇츠팜 1호(3만9360원)'도 낱개제품 대비 8.7%(-3160원) 저렴했으며 동원F&B '현호(종이트레이)'도 500원 더 쌌다.
이번 조사는 자사몰 회원을 대상으로 한 추가 할인과 카드·쿠폰 할인, 덤 증정, 배송비 유무 등은 적용하지 않았다. 선물세트 또는 개별 제품으로 구매 시 각종 할인혜택을 적용받으면 이보다 저렴하게 구매 가능하다.
한편 조사대상 선물세트 15개 제품의 자사몰 평균 가격은 29871원으로 낱개제품 합산가격 평균(2만9153원)보다 2.4%(718원)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2.4%는 3년 전 조사(2019년 설 선물세트)보다 약 6.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관련기사: 식품업계 설선물세트가격 낱개 구매보다 9% 비싸>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가 되고 합리적인 소비와 가치를 중시하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가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선물세트도 포장재를 크게 줄이고 친환경 포장을 적용하며 실속을 더한 친환경 추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