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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쌍용차 인수 나서기 전 또 CB 재매각...'머니게임' 의혹 낳은 이스타항공 인수전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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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쌍용차 인수 나서기 전 또 CB 재매각...'머니게임' 의혹 낳은 이스타항공 인수전 데자뷰?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2.04.0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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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나섰던 지난해에 이어 쌍용자동차 인수 의사를 밝히기 전 최근에도 만기를 앞둔 전환사채를 제3자에게 재매각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상장사 대부분이 좀비기업으로 인수합병(M&A)를 위한 자금 여력에 의문부호를 받고 있는 쌍방울이 ‘머니게임’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림(대표 성석경)은 지난 1일 100억 원 상당의 제3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를 비에스아이1호조합에 재매각 했다.

5월 10일 만기일을 한 달여 앞두고 제3자에 CB를 재매각 한 것이다. 전환가액은 2510원이다. 광림은 2020년 5월 해당 CB를 취득했다.

공교롭게도 재매각 하루 뒤인 2일 쌍방울그룹은 광림, 아이오케이(대표 한성구) CEO를 포함한 인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며 쌍용차 인수를 공식화 했다.

쌍용차 인수 소식에 광림 주가는 4월 4일 4560원으로 고점을 찍었고 6일에도 42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 같은 그림은 지난해 6월 쌍방울(대표 김세호)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때와 겹쳐진다.

지난해 3월 쌍방울은 CB를 조기상환하고 6월 10일 신원을 알 수 없는 특정인들에게 재매각했다. 쌍방울의 6월 8일 종가는 698원이었으나 이후 이스타항공 인수전 참여 소식이 전해지면서 16일 한때 1425원까지 치솟았다. 특정인들은 재매각 당일 620원의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회사가 보유 중인 사모 전환사채를 재매각하는 경우, 매각대금이 발행가액(취득가액) 미만이더라도 주주총회 승인결의는 필요하지 않다. 일반자산 매각과 동일하게 이사회결의 또는 CEO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다.

이건은 현재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부정거래 등 문제소지가 있는지 내용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불공정 매매가 있었는지 등 심리가 이뤄진 부분에 대해선 내용을 공개하기 힘들다”면서도 “시장 전반에서 이상거래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M&A 이슈에 앞서 CB 재매각이 반복되면서 일각에서는 쌍방울그룹이 인수합병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있는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쌍방울이 쌍용차를 인수할 재무여력이 충분치 않은 것도 잡음이 생기는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쌍용차 인수자금은 최소 5000억 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기에 최소 운영자금을 더하면 실질적 인수자금은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컨소시엄 구성 주체인 광림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338억 원에 불과하다. 쌍방울 등 주요 계열사들이 보유한 현금을 모두 끌어 모아도 3381억 원에 그친다. 미래산업(대표 선종업)은 쌍방울 특수관계사들이 보유한 지분이 10%에 불과해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힘들다. 계열사 보유 현금성자산을 모두 끌어 모으는 것도 실현가능성은 낮은 이야기다.

외부 재무적투자자(FI)와 채권단의 대표 격인 산업은행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산은은 쌍용차 인수 과정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게다가 그룹 대표기업인 쌍방울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거나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SBW생명과학(구 나노스, 대표 홍진의) 역시 7년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갚지 못하는 처지다. 광림도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으로 떨어졌다. 비비안(대표 손영섭)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은 연간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3년 연속 1미만일 경우 사업 경쟁을 상실한 한계기업 즉, 좀비기업으로 본다.

재무와 영업 상황이 좋지 못한 기업이 쌍용차 인수에 ‘군불’만 지필 경우 투자에 나선 소액주주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쌍용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에디슨모터스도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했던 상장사 에디슨EV가 현재 거래정지에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 있다.

또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재매각된 쌍방울 CB의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리스크도 안게 된다.

쌍방울 측은 M&A 이슈를 앞두고 반복된 전환사채 재매각 관련해서는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쌍방울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쌍용차 인수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담은 공식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만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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