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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엔씨·카겜·위메이드 ‘리니지 라이크’ MMORPG 확률 계산하니...카드 한 장 얻는데 15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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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엔씨·카겜·위메이드 ‘리니지 라이크’ MMORPG 확률 계산하니...카드 한 장 얻는데 15억 원?
과금 유도 BM, 글로벌 경쟁력 떨어져...자정노력 필요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2.10.14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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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대덕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최근 국산 MMORPG를 플레이하며 아이템을 가지고 싶은 마음에 10만 원, 20만 원 씩 과금하다가 결국 600만 원 가량을 질렀다. 이 씨는 “게임인데 사행성이 너무 심한 것 같다”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수 백 만 원을 결제한 후였다”고 자책했다.

게임 아이템 중 ‘뽑기’ 콘텐츠의 사행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확률이 극히 낮다 보니 게임에 따라서는 최고 등급 카드를 획득하는데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가격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의 '과도한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사업모델(이하 BM)'이 수년간 눈총을 받고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는 모양새다.

여전히 ‘리니지 라이크’라 불리는 일부 게임들에는 고액의 현금 결제를 요구하는 콘텐츠가 많고 이같은 신작들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본지가 BM이 유사한 리니지M, 오딘, 미르M, 히트2 등 4개 게임을 조사한 결과 최고 등급 아이템을 뽑을 확률은 0.01%대였으며 평균 2000만 원의 비용이 소모됐다.

‘리니지 라이크’라는 단어를 만들어 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고지된 최고 등급의 ‘영웅’ 카드를 뽑을 확률이 0.0882%다. 1장의 영웅 카드에 340만 원 가량이 필요하다.

카카오게임즈 오딘은 0.01002% 확률로 최고 등급 한 장을 뽑으려면 2855만 원, 6월 말 출시된 위메이드의 미르M은 0.01%로 최고 등급 한 장에 최소 2725만 원을 들여야 한다. 가장 최근 출시한 넥슨 히트2의 경우 최고 등급을 뽑을 확률이 0.01%로 한 장에 2428만 원이 들어간다.

확률만 놓고 보면 가장 뭇매를 많이 맞아온 리니지가 적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이 게임들은 뽑기에서 획득한 최고 등급 카드 4장을 추가로 모아 ‘합성’을 통해 확률적으로 상위 등급의 카드를 뽑아야 한다.

리니지의 경우 영웅 4장을 모아 확률적으로 전설 등급을 획득할 수 있고, 전설 2장으로 신화 등급을, 신화 4장으로 유일 등급을 뽑을 수 있다.

각 합성에도 확률이 존재하기 때문에 알려진 수치대로 단순 계산하면 전설 카드 한 장엔 1억932만 원, 신화 한 장엔 3억9753만 원, 유일 카드는 무려 15억 9012만 원이 필요하다.

오딘은 뽑기를 통해 획득 가능한 최고 등급이 전설이며 이를 4장 모아 신화 등급의 합성이 가능하다. 확률은 14%로 예상 비용은 8억1571만 원이다.

지난 6월 출시된 미르M은 합성 확률이 10%로 가장 낮았다. 신물 4장을 뽑아 무림사조 등급의 합성에 도전할 수 있고 이때 1회 시도 비용은 1억900만 원이다. 합성 확률을 계산하면 10억9000만 원은 있어야 최고 등급 카드를 얻을 수 있다.

8월 출시된 히트2는 고대 등급 4장으로 전설 등급 합성에 도전할 수 있다. 1회 시도 비용이 9712만 원이며 20%의 확률로 성공할 수 있어 예상 비용은 4억8560만 원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이 수치는 확률을 단순 계산한 것으로, 운이 아주 좋아 최소한의 금액이 들어갔을 때를 가정해 나온 값이다.

4개 게임 모두 처음 획득한 카드는 자동으로 캐릭터에 귀속돼 합성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같은 카드가 연속으로 5장이 나오지 않는 이상 상위 카드를 위한 합성 시도는 불가능한 셈이다.

이렇게 뽑기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최고 등급 카드는 리니지M이 52장, 오딘이 24장, 미르M이 8장, 히트2가 24장이다.

▲리니지M의 유일 변신 '기르타스'의 모습. 적게 잡아도 15억 원 이상이 들어간다
▲리니지M의 유일 변신 '기르타스'의 모습. 적게 잡아도 15억 원 이상이 들어간다

만약 뽑기를 통해 매번 다른 캐릭터가 나온다고 가정하면 리니지의 경우 52장을 모두 획득하고 4장을 추가로 획득해야 하므로 첫 합성 시도를 위해 총 56장의 카드를 획득해야 한다. 뽑기 확률로 계산해보면 첫 시도까지 1억9040만 원이 들어간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오딘은 28장이 필요하므로 7억9940만 원, 미르M은 12장이 필요하므로 3억2700만 원, 히트2는 28장이 필요하므로 6억7984만 원이 필요하다.

게다가 리니지의 경우 합성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카드가 전설뿐만이 아닌 신화, 유일 등급까지 존재한다. 다행히 신화 등급 합성부터는 확률도 대폭 높아지고 유일 등급은 무조건 성공하도록 설정돼 있다.

물론 이 게임들은 저마다 뽑기나 합성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또 히트2의 경우 뽑기 콘텐츠를 일정 수준 이용하면 무조건 최고 등급 카드를 획득할 수 있는 ‘천장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해당 게임들엔 모두 확률형 뽑기 콘텐츠가 두 가지 이상 있었다. 또 장비 획득과 강화, 능력치 상승을 위한 과금 요소도 다수 존재했다.

A게임업체 관계자는 “사실 이같은 사업모델에 사행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게임업계도 스스로 자정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B업체 관계자도 “과금 자체는 유저의 선택이기 때문에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이같은 사업 모델을 택한 게임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실제로 리니지라이크식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선 거의 통하지 않는 만큼 업체 스스로의 경쟁력을 위해 지양해야 하는 방식의 과금 형태”라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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