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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가전회사 AS기사들 에어컨 수리에 몰렸나?...세탁기·냉장고 고장나면 10일 이상 기다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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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가전회사 AS기사들 에어컨 수리에 몰렸나?...세탁기·냉장고 고장나면 10일 이상 기다려야
제조사들 "원활한 서비스 제공 위해 총력"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3.08.09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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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7월 19일 설치한 삼성전자 세탁기가 처음부터 탈수 소음이 너무 커 점검을 요청했다. 시끄러운 소리 탓에 이웃집에 피해를 줄까 싶어 사용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인데 AS는 약 18일 뒤로 잡혔다. 박 씨는 "제조사 일정에 맞춰 기다렸다가 수리를 받으라고 하는데 소비자에게 너무 불편을 주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 여수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 4일 LG전자 냉장고에 에러 메시지가 뜨며 냉장·냉동 기능이 안 되는데 AS는 20여일 뒤에나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창 더운 시기라 음식물이 상할까 싶어 빠른 고객센터에 빠른 해결을 문의했지만 AS 인력 부족으로 24일에나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씨는 “여름철에 냉장고가 고장나면 음식을 보관할 방법이 없는데 수리할 인원이 부족해서 20일이나 대기해야한다는 것은 어떻게 감당해야하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 전주에 사는 양 모(여)씨는 LG전자 건조기 사용 중 작동 불가로 지난 7월31일 AS를 접수했다. 양 씨에 따르면 AS접수는 친절하게 응대해줬으나 AS 가능일이 8월14일로 2주 뒤였다. 양 씨는 "이미 AS 수요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텐데 그에 준하는 엔지니어를 확보했어야 하는게 아닌가"라며 "AS 수요가 많다는 이유로 2주 뒤에나 수리가 가능하다는 게 납득되질 않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 경남 함안에 사는 한 모(남)씨는 구매한 지 6개월 밖에 안 된 삼성전자 TV가 지난 달 갑자기 화면이 안 나와 AS를 신청했는데 일주일 뒤에나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한 씨는 "다른 업체는 문제가 생기면 다음날 바로 와서 해주던데 일주일이나 걸린다니 답답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역대급 폭염으로 에어컨 설치 및 수리에 AS 수요가 급증하면서 다른 가전제품까지 AS가 지연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세탁기, 냉장고 등 수리를 위해 열흘에서 최대 한 달 가량 대기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은 가전부문 AS엔지니어들이 에어컨에 우선 배정되는 게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캐리어, 위니아 등 제조사들도 매년 이맘때면 반복되는 AS 지연 해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워낙 수요가 많아 신속한 처리가 어려워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에어컨 AS를 우선 처리하는 것은 아니며 AS 정체 해소를 위해 협력사 인력 활용 등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9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7월만 해도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AS 지연이 열흘 정도였다면 8월 들어서는 최대 한 달이 지난 9월이나 돼야 수리 일정을 받았다는 소비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냉장고는 냉장·동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무더운 날씨에 음식이 상하기 십상인데 AS는 수 주 뒤에나 가능하다 보니 소비자 불만이 크다. 여름에는 세탁물이 많이 발생하는데 세탁기가 고장나 매일 빨래방을 이용해야 하는 고충을 토로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가전 제조사들은 에어컨 이용이 늘며 수리 요청이 폭증하면서 전반적으로 가전 AS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의혹과 달리 엔지니어가 제품 하나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닌 만큼 에어컨에만 서비스를 집중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엔지니어는 거의 100% 멀티 수리가 가능한 것을 지향하고 있다. 입사 초기에는 에어컨 하나만 수리할 줄 안다 해도 교육을 통해 타 제품 수리도 배운다”고 말했다.

LG전자도 “대부분 엔지니어가 특정 제품이 아닌 다수 제품 교육을 받아 멀티로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AS 가능일까지 한 달 가까이 소요되는 것은 극히 일부 사례로 최대 2주 이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여름철에는 AS 수요가 폭증하는 만큼 계약직/협력사 인력을 늘려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한 여름에는 계약직을 늘리는 방안으로 AS 요청에 대응하고 있으며 안내된 일정보다 엔지니어가 빠르게 배치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여름철에는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사전에 교육을 이수한 협력사 및 사업부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운영한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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