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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오프라인선 잠잠한데 온라인만 패닉바잉...가격 10배 뛰고 판매자 주문취소 횡포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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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오프라인선 잠잠한데 온라인만 패닉바잉...가격 10배 뛰고 판매자 주문취소 횡포 만연
생산량 평상시와 다를 바 없어...물량 충분히 공급 중
  • 이철호 기자 bsky052@csnews.co.kr
  • 승인 2023.09.13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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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천안시에 사는 채 모(여)씨는 건설장비를 운영하는 남편을 위해 지난 8일 오전 8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올라온 요소수 20개를 개당 6600원에 구매했다. 주문 완료 후 바로 입금까지 진행했지만 당일 오후 6시경 쇼핑몰은 '재고소진'을 이유로 주문을 취소했다. 다시 쇼핑몰에 들어가 보니 요소수는 개당 1만7000원대로 가격이 오른 상태였다. 채 씨는 "갑자기 주문이 취소된 뒤 똑같은 제품을 가격을 2배 이상 올린 채로 판매한 것을 보고 따지려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남편처럼 요소수가 없으면 큰일 나는 사람들을 골탕 먹이는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 보도 후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요소수 가격이 폭등하고 주문이 취소되는 일이 다발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아직 오프라인상에서 요소수 부족 문제가 나타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온라인에서의 요소수 가격 폭등을 '패닉 바잉'으로 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 요소수 대란과는 달리 충분한 물량이 확보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판매자들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13일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12일 기준으로 현대모비스 요소수 10L 1개 가격은 4만8990원이다. 불과 일주일 전인 5일 가격은 5160원으로 10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웃돈을 주고 온라인에서 요소수를 구매하려 해도 주문이 취소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결제까지 완료한 요소수 주문 건을 아무런 연락 없이 일방적으로 취소하고는 주문 전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다시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실제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9월 8일 이후로 요소수를 구매했다가 '재고 없음'으로 취소당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네이버쇼핑, 쿠팡, 위메프, G마켓, 11번가 등 대형 유통몰에 입점한 판매자들에게서 이런 행태가 나타나는 상황이다. 

▲온라인에서 요소수 판매를 갑자기 중단한 후 이전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일이 빈번해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다.
▲온라인에서 요소수 판매를 갑자기 중단한 후 이전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일이 빈번해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다.

온라인몰 관계자는 "플랫폼 특성상 판매자가 어떤 의도를 갖고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가격을 조정하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비정상적 활동이 감지될 경우 이를 모니터링하고 소비자 불편사항이 있을 경우 계도 조치를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온라인몰은 "오픈마켓 특성상 가격은 입점한 판매고객이 정하되 지금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가격 올리기 등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고 고객센터에 불만사항이 접수되면 판매자에게 바로 조치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격 폭등은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 소식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비료업체 일부에 요소 수출을 중단했다는 뉴스가 퍼진 뒤 '물량 부족'을 이유로 요소수 판매가 중단되거나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실제 물량 수급보다는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온라인에서의 요소수 가격 폭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1년 요소수 대란으로 화물차주들이 큰 불편을 겪은 상황에서 중국발 요소 수출 중단 소식에 패닉바잉이 이뤄지고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디젤 승용차는 1년에 10L짜리 요소수 두 개만 있어도 주행에 큰 문제가 없다"며 "반면 상용차 차주들은 한 달에도 수십 개씩 요소수를 차량에 채워줘야 하니 요소수 관련 소식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요소수는 얼마나 부족할까? 요소수 업계에서는 온라인에서의 요소수 매진 사태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요소수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주유소 등 오프라인 판매에 비해 매우 작다는 것이다. 요소수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오프라인 판매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12일 한국석유공사에서 운영하는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요소수 판매 주유소 중 요소수가 매진된 곳의 비중은 3.2%였다. 요소수 판매 주유소 100곳 중 3곳 정도만 구매가 불가능한 것이다.
 


주유소 대신 자동차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요소수를 주입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서비스센터에서도 충분한 물량의 요소수를 확보해 두고 있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설명이다.

요소수 업계 관계자는 "요소수를 주로 구매하는 상용차 차주들은 한꺼번에 여러 개의 제품을 사용하다 보니 온라인보다는 주유소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요소수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온라인에서 패닉 바잉으로 인해 요소수 주문이 폭주하면서 생산-물류 과정에서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잠시 주문을 막아둔 것"이라며 "2021년과 달리 평상시대로 요소수 생산이 이뤄지고 있고 오프라인 물량도 충분히 공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일 요소수 생산에 필요한 차량용 요소 재고를 충분히 비축하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공공비축 사업을 통해 약 2개월분의 요소를 비축해 뒀고 동남아, 중동 등 수입대체선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서 요소수 사재기, 가격 급등이 발생하면서 피해 최소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온라인에서의 사재기 현상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요소수 관련 기업과 접촉하면서 공급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관련 부서인 환경부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경부 역시 "향후 중국 현지 상황 및 국내 요소수 제조·유통 현황을 면밀히 점검해 요소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게 관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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