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 뎁이 캐러비안의 해적 이후에 선택한 영화가 과연 어떤 영화일까 하는 궁금증을 갖고 영화관을 찾았다.
조니뎁이 지난 3년간 유지해온 약간은 코믹하고 쉬크한 이미지에서 연기 변신에 성공했을까하는 설레임도 있었다.
결론은 조니 뎁의 이미지와 팀버튼 감독의 색깔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다시 갖게 됐다. 다시 말해 이영화도 캐러비안의 해적과 마찬가지로 영화배우의 연기력을 살리기 보다는 감독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
감독의 그늘에 가려져 영화배우의 카리스마가 빛을 바랜다는 의미다. 강한 포스의 소유자인 조니 뎁 마저도 팀버튼의 카리스마를 이겨내지 못하는 것 같다. 아마도 그 이유로 팀버튼 감독의 영화에 조니 뎁이 자주 선택되어 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망상(?)도 해본다.
영화는 배를 타고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는 스위니 토드가 자신의 아픈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너무나 아름다운 아내와 딸을 둔 평범하지만 행복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토드는 아름다운 아내를 흠모하던 판사에게 누명을 쓰고 수감됐다.
15년 수감생활을 마친 토드는 아내를 농락한 판사와 그 무리에대한 복수를 다짐하며 파이가게 윗층 자신의 옛 이발소로 돌아온다. 이발소에서 그는 살인을 계속 저지른다. 피살된 사람들의 시신은 파이가게로 넘겨진다. 인육 파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는 그같은 살인이 사회의 위선에대한 필연적인 메스라 생각한다. 어느덧 살인은 그에게 그저 하나의 일상이 된듯 자신의 아내, 철천지 원수 판사도 그의 칼날아래 스러진다. 심지어 그자신마저...
영화는 크게 컬러영상와 흑백영상이 교차한다. 회상하는 장면은 모두 화려한 칼라화면으로, 사랑을 잃어버린 현재의 삶은 흑백화면으로 처리한 기법이 독특하다. 흑백화면중 오직 피만이 붉은 컬러로 처리된다. 이 때문에 피의 이미지가 더욱 도르라져 잔혹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이영화는 팀버튼의 영화에 항상 등장하는 챈트와 가까운 음률의 노래로 이루어진다. 노래도 아닌 챈트에 가까운 음율을 배우들이 직접 부르는 것도 인상 깊었다. 특히 조니 뎁이 그런 고음의 목소리를 소화해 낼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로왔다. 물론 "오페라의 유령"같은 음악성 짙은 영화와는 비교도 안되는 수준이지만, 이런 주제를 노래 형식으로 풀어냈다는 것에 대해 플러스 점수를 주고 싶다.
영화의 작품성도 팀 버튼 감독의 전작 영화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 같다. 화성 침공이나 찰리의 쵸컬릿 공장, 크리스마스 이브의 악몽은 영화를 본 후 원작에 흥미를 느껴 책을 구해 보곤했다.
그러나 이영화는 전작들에 비해 사회비판적인 코믹 요소는 줄고 잔인한 부분만 강조해 인간의 말초 감각을 파고 든다. 영화 씬시티를 연상 시키는 듯하면서도 구성면에서는 좀 약했다.
또 배우 캐스팅면에서 조니 뎁을 제외하고 팀 버튼 감독이 해리포터의 맹신이 되었는지 조연급 배우 3명을 그 영화에서 캐스팅해와서 영화를 보는 중간 중간에 내가 보는 영화가 해리포터 새시리즈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 였다. 평점 10점에서 6점정도면 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팀 버튼이라는 거장은 새로운 장르의 영화를 꾸준히 시도하는 개척가적 정신을 갖고 있는 감독이다.그에게는 매니아적인 팬층이 두텁다. 그가 다음에 보여줄 새로운 장르, 혹은 영역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다음에 그의 새 작품이 나온다면 감상하러 꼭 다시 영화관으로 갈 것이다.
원래가 거장 손드하임이 뮤지컬이고, 아무래도 스크린에서 '배우'가 '연기'를 하다보니 그렇게 느끼신거 같은데, 오페라의 유령은 작품의 주제 자체가 '음악'이고요. 스위니 토드는 음악성으로 평가할 작품은 아니라고 봅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나 코러스 라인이 음악성으로 평가받는게 아니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