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현금은 데이터센터·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추진에 사용될 전망이다.
1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그룹 상장 계열사 18곳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4조6294억 원(개별기준)이다. 2023년 말 대비 24.2% 증가했다.
SK하이닉스(대표 곽노정) 실적 호조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리밸런싱 작업 결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4조8951억 원으로 그룹 상장사 중에서 현금성자산이 가장 많다. 전년 대비 54.4%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66조1930억 원, 영업이익 23조4673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102% 늘었고, 영업이익은 7조7303억 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지난해 최대 실적을 내면서 현금흐름이 좋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3년 3조5915억 원에서 지난해 24조1970억 원으로 573.7% 늘었다.

SK이노베이션(대표 박상규)은 2조6197억 원의 현금을 보유했다. 전년 대비 58.7% 증가했다. 그룹의 리밸런싱 일환으로 추진된 SK E&S와의 합병이 지난해 11월 마무리된 영향이다.
회사측은 순수 합병 효과로 SK이노베이션의 현금성자산이 1조 원가량 늘었지만 상세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이 힘들다고 밝혔다. 다만 SK E&S가 합병 전 보유하고 있던 7144억 원의 유동자산과 지난해 자회사로부터 받은 4625억 원의 배당금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SKC(대표 박원철)와 SK텔레콤(대표 유영상)도 1조 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SK컴즈와 SK엠앤서비스를 삼구아이앤씨에 약 600억 원에 매각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4% 늘어난 1조8234억 원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현금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SK텔레콤 측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이 있어 지난해 말부터 현금성자산 확보에 집중했다”면서 “소폭이지만 영업이익도 증가했고 자회사를 매각한 것도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SKC 역시 자회사 SK엔펄스(대표 김종우)의 CMP 패드사업과 SK넥실리스의 박막사업을 4360억 원에 매각했다. SKC 관계자는 “비핵심 사업을 매각한 게 현금성자산 증가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은 지난해 1조 원 이상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했고 증가율이 50% 이상이다.
이어 △SK바이오사이언스 9756억 원 △SK스퀘어 5362억 원 △SK 5157억 원 △SK가스 4297억 원 △SK네트웍스 3956억 원 순이다.
SK네트웍스(대표 이호정)는 지난해 SK렌터카를 8200억 원에 매각했지만 현금성자산은 8.8% 감소했다. 매각 대금을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부채 상환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2023년 말 2조7472억 원에 달했던 차입금 규모는 1조7758억 원으로 줄었다. 부채비율은 144%에서 98%로 개선됐다.
SK그룹은 보유한 현금성자산을 데이터센터·AI 등 신사업 추진 실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올해도 리밸런싱 기조는 이어간다. 현재 2조7000억 원 규모의 SK스페셜티 매각이 진행 중이며, 경영권 매각 규모가 3조 원에 이르는 실트론도 시장에 나와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