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최근 5년(2019~2024년)간 6대 은행 CCO 임기를 살펴본 결과 2년 임기를 유지한 은행은 KB국민은행(행장 이환주), 신한은행(행장 정상혁), 하나은행(행장 이호성) 정도에 불과했다.

국민은행은 이 기간 성채현, 명현식, 박영세 3명의 CCO가 맡았다. 임기 1년만 채우고 물러난 CCO가 없다. 성채현 전무가 2017년부터 2년, 후임인 명현식 상무가 3년을 역임했다. 현재는 박영세 부행장이 지난 2023년 1월부터 맡고 있다. 올해 연임에 성공해 3년 차다. 현재 KB금융지주 소비자보호본부장도 겸직 중이다.
지난해 H지수 ELS 사태로 홍역을 치른 국민은행은 소비자보호그룹이 은행장 직속 조직으로 이동하는 등 소비자보호조직을 강화해 박영세 CCO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한은행도 이 기간 CCO는 3명뿐이다. 안효열 상무, 박현준 부행장이 2년씩 맡았고 현재는 박현주 부행장 체제가 3년 반 이상 지속 중이다. 박 부행장 역시 신한금융지주 소비자보호부문장(부사장)을 겸직 중이다.
국내 금융사 CCO 중에 3년 반 넘게 재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박 부행장은 ▲시중은행 민원 환산건수 최저 ▲금융소비자교육센터 '신한 학이재' 오픈 ▲비예금심사Cell 도입 등 성과를 내며 전문성을 평가 받아 올해도 소비자보호조직을 이끌고 있다.
하나은행도 노유정 상무를 제외하곤 3명의 CCO가 2년씩 임기를 보장 받았다. CCO가 하나금융 소비자리스크관리부문장을 겸직 중이다.
반면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IBK기업은행은 CCO 임기가 대부분 1년 내외로 짧았다.
특히 우리은행은 6차례나 CCO가 교체돼 가장 잦았다. 이중호 부행장을 제외하면 2년 임기를 채운 CCO가 한명도 없다. 조병열 부행장, 송윤홍 부행장의 경우 6개월도 채 안 돼 인사이동이 있었다.
농협은행도 이수경 부행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임기 1년 만에 교체됐다.
IBK기업은행도 김은희 CCO가 2년을 채운 이후 김운영, 오은선 부행장 모두 1년만 채웠다. 올해는 김규섭 부행장 체제로 시작했다.
CCO 교체가 잦았던 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이 독립조직으로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은행이 순환보직이다 보니 CCO뿐 아니라 다른 부서도 매년 교체되는 경우가 많다”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CCO가 2년 임기를 보장받으면서 영업부서에 대한 견제·감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독립성·전문성을 확보하고 실질적 권한을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우리금융은 지난 18일 CCO 12명이 참석하는 ‘그룹 금융소비자보호 협의회’를 개최하고 CCO에 최소 2년 임기 보장하는 등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의 권고로 CCO가 소비자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