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은 올해 출범 20주년을 맞았다. 기념식에는 범LG家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였다. GS리테일과 GS샵에서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됐다.
GS건설은 세계 최대 규모 차량기지를 건설하며 건설사의 한 획을 그었다. 오너 3·4들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책임경영 강화에 나섰다. GS그룹은 재계 순위가 3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총자산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GS칼텍스는 석유화학 업계 구조조정 신호탄을 쐈다.
1. GS그룹 출범 20년…범LG家 총수 한자리에 모여
2005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GS그룹은 3월 30일 출범 20주년을 맞았다. GS그룹은 출범 당시 18조7000억 원이던 자산 규모가 지난해 80조8000억 원으로 4배 이상 확대됐고 매출도 23조 원에서 84조3000억 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20년간 정유·화학, 에너지, 건설, 유통·상사라는 전통적 4대 축을 유지하며 성장했다.
현재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피지컬 AI(공정 최적화·로보틱스 통합) 등 첨단 기술을 그룹 경영 전반에 적용하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허 회장은 20주년 기념사에서 “GS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글로벌 석유 수출기업을 일궈냈고 일상생활 편의를 높이는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과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구광모 LG 회장, 구자은 LS 회장, 구본상 LIG 회장 등 범LG가 총수들이 모두 참석했다.
2. GS리테일·GS샵에서 개인정보 유출…보안 체계 도마 위에
GS리테일에서는 올 초 약 9만 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유출 정보에는 성명·연락처·주소 등 주요 개인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3월에는 GS샵에서도 158만 건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정황이 포착됐다.
두 사건 모두 외부 해킹이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GS리테일은 최고경영진이 참여하는 정보보호 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IT 인프라 전반을 재점검에 나섰다. 개인정보보호 전문 인력 확충과 보안 시스템 고도화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3. GS건설, 스페인 수처리 기업 GS이니마 1조6670억 원에 매각
GS건설은 8월 UAE 아부다비 국영 기업과 스페인 수처리 전문 자회사 GS이니마 지분 100%를 1조6670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GS이니마는 해수담수화·폐수처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GS건설이 인수한 이후 중동·남미 등지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금융비용 증가와 현금흐름 악화로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신규 사업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을 내렸다.
GS건설은 향후 친환경 에너지·스마트 인프라·모듈러 건축 등 미래 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가속할 계획이다.
4. 오너 3·4세 허용수·허세홍 부회장 승진…에너지 전환 시대 대응
GS그룹은 11월 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오너 3세 허용수 GS에너지 사장과 오너 4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그룹 에너지 부문 전열을 재정비했다. 에너지 산업 구조개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그룹 차원의 리스크 대응과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허용수 부회장은 LNG사업·신재생 에너지 확대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GS에너지는 최근 LNG 합작 발전, 해상풍력, 수소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그룹의 에너지 포트폴리오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허세홍 부회장이 이끄는 GS칼텍스는 전기차 충전·바이오 연료·저탄소 공정 등 미래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5. 오너 4세 허서홍 GS리테일 대표, 계열사 등기이사 일괄 사임…본업 집중 선언
오너 4세 허서홍 GS리테일 대표는 11월 정기 인사에서 쿠캣, 요기요, 휴젤 등 계열사에서 맡고 있던 등기이사직을 모두 내려놓았다.
경기 침체와 유통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GS리테일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정체돼 있다. 이에 허 대표는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계열사 직책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GS리테일은 올해 구조조정과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6. GS25, 베트남 400호점 달성…국내 브랜드 중 점포 수 1위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50호점을 오픈했다. 누적 매장은 400호점에 달한다. GS25는 2018년 호찌민을 거점으로 남부 지역에 진출한 뒤 빠르게 점포 수를 늘려 현재 남부에만 약 35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3월 하노이 진출 이후 북부 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내 하반기에는 50호점에 도달했다. 현지 물류망 구축, 즉석식품 개발, 한국형 편의점 모델 도입 등으로 점포 확장을 빠르게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GS25는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한 국내 편의점 브랜드다. GS리테일은 베트남 사업을 해외 유통 부문의 핵심 성장축으로 삼아 내년에도 출점 확대에 나선다.
7. GS리테일, 인도네시아 슈퍼마켓 사업 완전 철수
GS리테일은 6월 인도네시아에서 운영하던 GS더프레시 6개 점포를 모두 철수하고 현지 MAP그룹과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2016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GS더프레시는 현지 신선식품 시장 공략을 목표로 했지만 가격경쟁 심화와 물류비 부담 등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사업을 완전히 종료했다.
해외 슈퍼마켓 사업을 정리한 GS리테일은 편의점·온라인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며 해외 포트폴리오 재편에 들어갔다.
8. GS건설, 세계 최대 규모 ‘빌딩형 차량기지 T301’ 싱가포르에서 준공
GS건설은 9월 싱가포르 남동부 창이공항 인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이자 세계 최초의 빌딩형 차량기지 ‘T301’ 프로젝트를 준공했다. 이 사업은 GS건설이 2016년 3월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으로부터 단독 수주한 공사로 발주 당시 LTA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로 꼽혔다.
T301 차량기지는 총 32만㎡ 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구성된 지하철 차량기지와 지상 1층~4층으로 조성된 버스 차량기지가 통합된 복합 기지다. 지하철 차량기지는 3개 노선에서 운행되는 총 985량을 수용할 수 있다. 버스 차량기지는 최대 815대가 동시에 주차·정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규모다. 도시국가 특성상 공공 인프라 택지 확보가 어려운 싱가포르에서 고밀도 차량기지를 수직화한 설계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9.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총자산 감소
GS그룹은 10대 그룹 중 지난해 총자산이 유일하게 자산이 감소했다. 4월 말 2025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GS그룹의 자산총액은 약 79조31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정유·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GS건설 계열사 매각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롯데그룹, 한화그룹 등이 10% 안팎으로 총자산이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이에 따라 GS그룹은 재계 순위도 9위에서 10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
10. GS칼텍스, 석유화학 구조조정 신호탄 쐈다
지난 9월 GS칼텍스는 LG화학과 여수 납사분해시설(NCC) 설립 통폐합을 위해 손잡았다. GS칼텍스는 2022년 완공한 여수 NCC에서 연간 90만톤의 NCC를 생산한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중동발 저가 제품 공세로 장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석유화학 구조조정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가 NCC 생산능력 18~25% 감축을 요구한 가운데 두 회사 간 통합 논의는 업계 재편의 첫 실제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GS칼텍스 합작 파트너인 셰브론 동의가 필요한 점은 변수로 꼽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