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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이호성 일가 모녀4명 돈 뺏으러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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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이호성 일가 모녀4명 돈 뺏으러 살해했다"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3.12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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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45.여)씨와 세 딸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11일 전직 프로야구 선수 출신 이호성(41)씨가 돈 문제 때문에 김씨 모녀를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홍성삼 마포경찰서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이씨가 김씨의 전세금 1억7천만원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보이며 현재 1억원의 용처는 확인하고 남은 7천만원의 사용처를 추적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김씨 모녀 4명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결과 "김씨와 둘째, 셋째 딸은 질식사 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나중에 이씨와 만난 첫째 딸은 두부 손상이 직접적인 사인이었다"고 밝혔다.

또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한강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던 이씨는 한강에 투신해 익사한 것으로 부검결과 드러났다.

◇ '1억7천만원'의 행방 = 경찰은 피해자 김씨의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결과 통장을 해지하고 1억7천만원을 찾은 사람은 피해자 김씨 본인이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실종 사흘 전인 지난달 15일 오전 11시 40분께 은행을 직접 찾아가 정기예금 1억7천만원을 해약하고 현금으로 인출한 뒤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은행 밖에 주차해 둔 승용차에 타고 시중 은행 5곳을 돌며 3천만~3천500만원씩 분산 예치했다.

이어 김씨는 실종 당일인 지난달 18일 오전 은행 5곳을 돌며 이 예금을 다시 현금으로 모두 인출했다. 당시 은행 CCTV에는 김씨와 동행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지만 돈을 인출한 김씨가 은행 밖에 주차된 흰색 차량의 조수석에 타는 모습이 기록돼 경찰이 이 화면을 분석중이다.

◇ 범행 당일 상황 =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사건 당일인 지난달 18일 오전 11시30분께 은행에서 현금인출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했고 같은 날 밤 9시 50분께 용의자 이씨가 김씨의 집으로 들어가 '대형 가방'을 밖으로 실어내기 시작했다.

경찰은 이같은 상황을 토대로 이씨가 18일 오전 11시30분에서 오후 9시50분 사이에 김씨의 집에 들어가 김씨 모녀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모녀 주변인물을 상대로 탐문 수사한 결과 김씨와 막내딸이 먼저 변을 당했고 이날 오후 7시께 귀가한 둘째 딸이 마지막으로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날 자정께 서울 종로구에서 이씨와 접촉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큰 딸은 두부에 둔기로 맞은 듯 한 상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됐던 승용차에서 혈흔을 발견하고 DNA 를 분석중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현재로서는 범행 시각을 추정할만한 단서가 별로 없어 정확한 범행시각은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범행 뒤 이씨의 행적 = 이씨는 범행 다음날인 19일 오후 광주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40대 여성 이모씨를 만나 "형에게 입금해달라"며 5천만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종적을 감췄던 이씨는 일주일 뒤 이 여성과 다시 접촉해 '은행통장을 하나 개설해서 달라'고 요구해 통장을 건네받은 뒤 전남 화순과 전북 정읍 등을 거치며 전국을 돌아다니며 잠적행각에 돌입했다.

이씨는 이달 8일 또다시 이 여성을 만나 5천만원이 든 통장을 건네며 "1천만원은 당신에게 빌린 돈을 갚은 것이고 4천만원은 30대 여성 차모씨에게 보내라"고 요청했다.

이씨와 8일 저녁 서울의 한 호텔에 함께 투숙했던 차씨는 "8시뉴스를 보다가 사건보도가 나오자 이씨가 TV를 확 꺼버렸다. 이씨는 소주 2병을 마셨고 자정에 헤어졌다"라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결과 이씨는 자신의 범행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경기도 일산 차씨의 집에서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9일 밤 11시께 A씨와 함께 택시를 타고 성수대교로 이동한 뒤 차씨만 집으로 돌려보내고 자신은 남았다. 이후 1시간 뒤 A씨와 통화한 것이 이씨의 마지막 알려진 행적이었다.

이씨는 다음날인 10일 오후 3시8분께 한남대교와 반포대교 사이 한강위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 이씨가 남긴 유서 =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앞서 자신의 형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어머니와 형, 아내, 아이 등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밝히고 특히 "아들을 잘 챙겨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씨는 자신의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옛 시절이 행복했다. 하늘나라로 먼저 가 있을게"라며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을 적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 공범여부ㆍ돈 용처 계속수사 =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돈 문제로 다툼이 생기자 김씨를 살해한 뒤 완전 범죄를 위해 세 딸도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씨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김씨와 결혼할 계획이 없었던 점도 확인됐다. 이씨가 사귀던 여자가 여러 명이었다"고 말해 이씨의 여자관계가 복잡했음을 내비쳤다.

이씨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범행한 정황도 상당수 확보됐다.

경찰은 이씨가 시신을 넣을 비닐과 성인 여성이 들어갈 만한 대형 가방을 미리 준비한 뒤 김씨 집을 찾아가 둔기로 모녀 넷을 살해한 뒤 밖으로 운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김씨가 살던 아파트 현관과 주차장의 폐쇄회로(CC)TV에 찍힌 인물이 동일인인지 여부를 계속 분석하면서 공범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한편 이씨가 빼앗은 1억7천만원 가운데 용처가 불분명한 7천만원을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도 계속 수사중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CCTV 녹화 테이프를 12일 중 국과수로 보내 이씨와 동일한 인물인지 정밀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현관 CCTV와 주차장 CCTV에 나온 인물이 달라 보인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는 가운데 김씨 가게의 주방장 한모씨는 주차장 CCTV를 보고 "딱 보니까 이호성이다"고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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