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 4명 피살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이호성씨가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돼 범행 동기나 공범 유무 등에 관한 각종 의혹이 깨끗이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씨의 연고지인 광주에서도 뒷얘기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13일 경찰과 이씨의 지인 등에 따르면 이번 피살사건을 계기로 이씨가 2001년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광주.전남 지역에서 사업에 뛰어든 뒤 보여준 행적을 둘러싸고 여러 뒷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씨가 자신을 나락으로 빠뜨린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이는 화상경마장 사업에 뛰어든 경위를 둘러싼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광주에서 웨딩홀 사업을 하다 그만둔 이씨는 화상경마장 사업에 손을 대 전남 순천에 오피스텔 건물을 짓고 2003년 10월 한국마사회의 허가를 따냈으나 당시 농림부의 허가가 지연되고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이듬해 4월 100억원대의 부도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둘러싸고 이씨가 당시 `농림부 허가를 내주겠다'는 이 지역 출신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만 믿고 무리하게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사업실패로 자금 압박을 받던 이씨가 사기 범죄에 가담한 것과 관련해서도 뒷얘기가 끊이질 않는다.
화상경마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부도를 낸 이씨는 공인중개사 박모(47)씨 등과 함께 충남 연기군 등 신행정수도 관련 부동산에 대한 투자금을 유치한 뒤 일부를 가로채 2005년 구속됐다.
당시 이씨와 함께 구속돼 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재 전남의 한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박씨는 "이씨가 내게 혐의를 뒤집어씌운 뒤 `먼저 밖으로 나가면 형량을 낮추도록 손을 쓰겠다'고 말해놓고는 배신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 등은 또 순진한 운동선수였던 이씨가 사기꾼들에게 이용당해 범죄에 손을 댔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이씨가 선수시절에는 순진했을 지 몰라도 나중에는 사기꾼으로 변신했다"고 반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경찰은 모녀 4명 피살사건을 계기로 이씨가 3년 전 동업자 조모(당시 36세)씨의 실종사건에도 연루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10일 실종사건의 재수사에 착수했으며 현재 조씨의 주변인물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이씨가 사기사건으로 구속되기 전 고려청자 등 고가의 도자기 수십개를 가진 사람에게 접근해 `도자기를 팔아주겠다'며 도자기를 가져간 뒤 돌려주지 않다 경찰에 고소당했으며 조씨도 여기에 관련됐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또 조씨의 친구 최모(39)씨도 최근 실종됐다는 소문이 났으나 현재 서울에 살고있는 것으로 밝혀지는 등 이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뒷얘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