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젊은 나이에 승승장구하면서 고속으로 탄탄대로를 달렸던 주지사들의 몰락이 최근 잇따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주 검찰총장 출신의 전도 유망한 정치인이었던 엘리엇 스피처(48) 뉴욕주지사가 성매매 파문으로 12일 사임함으로써 큰 화제가 됐지만 잘 나가던 주지사가 한순간에 몰락한 것이 비단 스피처 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젊은 나이에 주지사에 당선됐다가 성문제와 부패 문제로 몰락한 제임스 맥그리비 전 뉴저지주지사, 존 로우랜드 전 코네티컷주지사의 사례를 소개했다.
맥그리비 전 주지사는 44세이던 2002년 뉴저지주 주지사에 당선됐다. 많은 사람들은 전도유망한 그가 주지사를 넘어 정치적으로 더 나갈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고 언젠가는 대권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는 2004년 8월 "사실 나는 게이"라고 충격적 고백을 하고 혼외 동성연애를 했음을 실토하고는 주지사직을 더 이상 수행하기 어렵다며 사임했다.
로우랜드 전 주지사는 23세이던 1980년 코네티컷 주의원에 당선된 뒤 1984년 하원의원을 거쳐 1994년에 불과 37세의 나이로 공화당 출신 주지사에 당선돼 코네티컷주 역사상 최연소 주지사가 됐다.
그는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하면서 가장 촉망받는 정치인으로 꼽혀 2000년에는 대선에서는 조지 부시 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대상으로 고려될 정도였다.
그는 그러나 코네티컷 역사상 최장수 주지사 기록을 7개월 남겨둔 2004년 6월 부패 문제로 주지사직을 사임했다.
그는 사임 이후 재판에서 주지사 재직 중 건설공사 계약과 세금 혜택을 노리던 주정부 거래업자들로부터 휴가비와 항공요금 등을 부담시키는 방법으로 1억여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년1일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기도 했다.
신문은 스피처를 비롯한 이들 주지사의 사임 발표장에는 간단한 사임사와 함께 부인들이 함께 한 공통점이 있다면서 정치적 몰락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가지지만 자만심과 거만, 오만에 따른 문제 등 최소 3가지의 공통적인 경로가 있었음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