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오락프로그램의 '지존'으로 군림하는 MBC TV '무한도전'의 최근 시청률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월19일 오락프로그램으로는 경이적인 수치인 30.4%(이하 TNS미디어코리아 조사)의 시청률을 기록한 이 프로그램은 15일 21.7%를 기록, 불과 두 달 만에 거의 10% 가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오락프로그램이 20%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높이 평가할만한 일이다. 연출을 맡은 김태호 PD도 "20%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시청자의 사랑을 과분하게 받고 있는 셈"이라며 "오락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30%를 넘나드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그동안 평범한 프로그램이 아닌 국민적 사랑을 받는 최강의 오락 프로그램이었다. 이 때문에 하락세가 다른 프로그램보다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하하의 군입대 공백 등 여러 가지 악재가 언급되며 '무한도전'의 위기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12월 말 MBC TV '연기대상' 등에 1위를 내준 몇 주를 제외하고는 지난해 8월 하순부터 TNS미디어코리아가 집계한 주간 비드라마 순위에서 줄곧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이번 주에는 22.3%를 기록한 KBS 2TV '해피투게더'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주는 상황을 맞게 됐다.
이에 대해 김 PD는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봄철이 되면 주말, 특히 토요일 오후 오락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전체적으로 떨어지게 마련"이라면서 "최근 시청률 변동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이맘 때도 같은 이유로 시청률이 떨어졌다"며 "15%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동시간대 점유율에서는 큰 변동이 없고 촬영도 좋은 분위기에서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시청률은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무한도전'은 지난해 1월20일 시청률이 24.0%까지 기록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가족 나들이가 잦아진 3월부터 10%대로 시청률이 낮아졌고, 4월21일에는 시청률이 15.6%까지 떨어졌다. 절대적인 수치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올해와 비슷한 양상이 지난해 초에도 벌어졌던 셈이다.
그러면서 김 PD는 올해도 이전처럼 실험성에 중점을 둔 아이템을 계속해서 선보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박이 났던 아이템을 반복하면 시청률은 쉽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남들이 하지 않은 아이템을 계속해서 찾아나갈 것이다. 이 점이 '무한도전'이 갖고 있는 차별성"이라고 말했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한 발 앞서가는 실험성을 대중적인 코드와 적절하게 연결해 큰 인기를 얻어 왔다. 제작진은 시기별로 강하고 약한 아이템을 섞어가며 프로그램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왔다.
한편 김 PD는 소재 및 에너지 고갈 우려에 대해서는 "5월과 10월에 선보일 아이템을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을 정도로 소재는 충분하다"면서 "최근 3주간 방송한 인도 여행 편으로 한숨 돌리며 활력을 얻은 출연진이 새롭고 실험적인 프로젝트에 다시 도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올해 베이징 올림픽을 맞아 출연진을 올림픽 경기 중계석에 앉힌다는 목표로 중장기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또 올림픽, 드라마, 보도국, 영화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도 시도할 예정이다. 오락프로그램이 좀처럼 시도하지 못했던 '사전제작'과 '이종교배'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전략인 셈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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