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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줄어드는 달라이라마의 비폭력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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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줄어드는 달라이라마의 비폭력노선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3.1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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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베트 라싸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로 중국 추산 10명, 티베트 망명정부 추산 8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중국 정부와의 대화를 통해 티베트의 자유를 확보한다는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주의가 갈림길에 서게 됐다.

   티베트인들은 그동안 달라이 라마를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하며 그의 비폭력 노선을 따랐지만, 독립 요구 시위에 대한 중국의 무력 강경 진압을 계기로 주로 젊은층에서 비폭력 노선에 대한 좌절감과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

   이번 사태 이후 16일 처음 공식 기자회견을 연 달라이 라마는 "매우 슬프고, 불안하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지역 문제 전문가들은 티베트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 정부의 입장과 중국이 티베트의 문화를 파괴하려 한다는 티베트인들 사이의 갈등을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한족 출신 중국인들을 티베트에 이주시키는 정책을 쓰고 티베트 불교 승려들에 대한 '정신교육'을 다시 실시하면서 티베트인들의 불만이 고조돼 왔다.

   올해 72세인 달라이 라마는 일단 "폭력은 자살행위"라며 여전히 비폭력 노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그러면서도 그는 티베트인들의 폭력시위에 대한 비난도 거부함으로써 자신이 일종의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져 있음을 보여줬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시위 중단을 주문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하면서 티베트인의 대변인 격인 자신이 "도덕적 측면에서 사람들에게 이걸 해라 혹은 저걸 해라 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주의는 아픈 기억의 산물이다. 티베트인들의 지도자가 된 지 9년만인 1959년 발생한 독립 봉기에서 그는 수만명이 목숨을 잃는 모습을 뒤로 하고 그때부터 '망명정부'를 자처하며 세계를 떠돌아야 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중국이 억압하려 한다면 티베트는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면서도 1959년의 상황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희생될 것이라는게 그의 고민이다.

   중국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되 대화를 통해 최대한의 자치를 추구한다는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 중도 노선은 50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자신에게 1989년 노벨평화상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무력진압 사태를 계기로 티베트인들 사이에서는 그동안의 비폭력주의를 재고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의견이 번져나가고 있다는게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한 티베트인 활동가는 "평화적인 시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폭력시위로 번질 여지가 있는데다가 우리가 사람들의 감정을 통제할 수는 없다"며 "달라이 라마도 이 점을 알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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