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뒷전으로 밀린 명품 ‘프라다폰’ 의 자존심
상태바
뒷전으로 밀린 명품 ‘프라다폰’ 의 자존심
  •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3.17 13: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팔려도 출시 가격만은 절대 안내린다.” 지난해 5월 최고가 휴대폰으로 국내 첫 선을 보였다. 세간에 화제를 모으며 출시 당시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명성에 걸맞지 않게 번호이동 및 각종 옵션이 붙어, 오픈마켓에서 1000원에 판매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화제의 명품폰 ‘프라다폰’. 출시 1년이 되어 가자 그 열기마저 시들해졌다. 뷰티폰 등 한층 진화된 터치스크린폰 신제품이 잇따라 나오면서, 판매 매장에서도 뒷전으로 밀렸다. 이제는 구형 제품 취급을 받는다. 다른 제품들과 달리 얼마전까지만 해도 박스 안에 보관돼 진열돼 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보조금 규제 일몰을 앞두고, 시장에는 공짜폰까지 난무하다. 그래도 출시 가격만은 절대 안내려간다. 초기에 88만원으로 출시된 프라다폰은 지금도 여전히 그 가격이다. 물론 보조금 등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은 이보다는 낮은 가격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IT 기기 시장에 가격 파괴 열풍이 거세다. 휴대폰의 경우 출시 후 3개월이 지나면 가격이 급격히 내려간다. 하지만 프라다폰만은 출시가를 고수하고 있다. 유일하게 가격이 안내리는 IT기기인 셈이다. 바로 “안팔려도 절대 가격은 안내린다”는 명품브랜드 프라다의 자존심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프라다와 제품을 개발한 LG전자는 협의를 통해 제품 출시 가격을 안내리기로 했다.

LG전자 싸이언 마케팅팀 채정일 차장은 “프라다폰은 제품에서 부터, 마케팅 가격에 이르기 까지 일관되게 명품폰을 지향했다”면서 “명품폰 이미지를 유지하지 위해 가격인하를 배제 했으며, 명품폰의 가치를 인정하는 고객들이 아직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같은 가격 정책 유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프라다폰은 LG전자와 이탈리아 명품업체 프라다와 공동으로 제작한 국내 첫 전면터치스크린폰이다. 얼마전 열린 LG그룹의 ‘LG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지난해 가장 큰 성과를 낸 제품에 주는 대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구본무 LG 회장으로 부터 파격적인 포상금까지 직접 받았다. 판매 여부를 떠나, 이젠 LG를 상징하는 대표 상품이 된 셈이다.

지난해 3월 유럽 등 전세계 시장에 출시됐고, 국내 시장에서만 15만대 가량이 판매됐다. 판매 열기는 예전만 못하지만 20~30대층에서 최근에는 40대층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게 LG전자측의 설명이다. 최고가 가격 정책만은 지독히 고집하고 있는 프라다폰이 앞으로 얼마나 더 팔릴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m.com)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