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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정씨 자백 '횡설수설'..."수사 혼선을 위한 의도적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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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정씨 자백 '횡설수설'..."수사 혼선을 위한 의도적 번복"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3.17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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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초등생 유괴.살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정모(39) 씨가 검거 15시간만에 이혜진(11).우예슬(9) 양을 '살해해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검거 당시 "억울하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던 정씨가 범행을 시인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했지만 범행 동기와 범행 경위, 시신 유기 장소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거나 '오락가락' 진술을 번복하고 있어 수사는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17일 오전 경찰은 브리핑을 통해 "정씨가 '두 초등생을 살해해 수원과 모처에 버렸다'고 진술했다"며 "예슬 양의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 감식팀을 보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날 오전부터 정씨가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 인근에 대해 대대적 수색작업을 펼쳤으나 8시간여가 지난 오후 6시 40분께 시신을 발견하지 못한 채 수색작업을 중단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정씨가 시신유기 장소에 대해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하고 있어 구체적인 유기장소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철저히 준비해 살인을 저지른 정씨가 자신이 직접 사체를 유기한 장소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앞서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정씨가 오랫동안 철저히 준비해와서 증거 확보와 범행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 정씨가 혜진.예슬 양의 살해와 시신유기를 시인하면서도 범행동기와 수법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는 점도 정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정씨가 혜진.예슬 양의 집에서 100여m 안팎의 이웃에 살며 80여일동안 경찰의 수사망을 유유히 빠져나갔을 정도로 철저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경찰이 이날 예슬 양의 시신이 유기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 정씨와 함께 동행하지 않은 것도 석연찮은 대목이다.

   경찰은 이날 "정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해 정확한 시신 유기 장소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정씨를 현장에 데려가지 않았고 결국 귀중한 하루를 소득없이 보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정씨를 유기장소에 데려갔다 언론 등에 경찰을 조롱하는 표현을 하면 어떻게 하냐"고 설명했지만 통상 납치.살인사건의 경우 시신 유기장소에 용의자를 데려가 발굴과정을 영상촬영하는 '수사의 기본'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이유로는 부족하다.

   경찰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정씨가 범행동기와 수법에 대해 전혀 말하지 않고 있고 일부 경위에 대해서는 횡설수설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혀 예슬 양의 시신 등 추가 물증을 확보하지 않을 경우 정씨의 '범행 전모'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을것임을 추측케 했다.

   경찰은 25일 사건 당일 알리바이에 대한 정씨의 '진술'이 거짓이라는 점과 그가 그날 빌린 렌터카에서 두 어린이의 혈흔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 16일 오후 9시 25분께 충남 보령에서 체포했으나 예슬 양의 시신, 범행동기, 범행경위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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