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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신화로 군림했던 개발자 출신 게임CEO,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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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신화로 군림했던 개발자 출신 게임CEO, 지금은…?
  •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3.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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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신화였다. 전설이기도 했다. 게이머들은 그 이름 한자한자에 환호했다. 온라인게임이란 불모지에 씨를 뿌린 것도 이들이었다. 그들은 곧 한국 온라인게임의 역사 그 자체다. 이들이 힘겹게 갈아놓은 밭에서 싹을 틔운 온라인게임은 이제 수조원 규모에 이르는 콘텐츠산업으로 자랐다. 이들이 만든 게임은 아직도 드넓은 세계시장을 누비고 다닌다.

1세대 개발자 출신 CEO, 송재경ㆍ김택진ㆍ김남주ㆍ김학규. 바로 그들 이야기다. 이들은 1990년대초반부터 온라인게임과 동고동락했다. 그리고 20여년이 흐른 지금, 그들은 어디쯤에 와있을까.

얼마전 CEO에서 물러난 김남주(37) 웹젠 사장.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서다. 고졸 출신으로 성공신화를 쏘아올렸던 김 사장. 창업후 세계 최초로 3차원 온라인게임 ‘뮤’를 개발, 3D게임시대를 열었다. 나스닥ㆍ코스닥 상장도 잇따라 이뤘다. 하지만 뮤의 후속작들은 연패했다. 경영진과의 불화도 끊이지않았다. 그 결과는 11분기 연속 적자. 그는 이제 게임개발자란 본연의 자리로 되돌아간다.

‘천재 거장’으로 손꼽히는 송재경(41) XL게임즈 사장. KAIST 출신으로 한국 최고의 게임개발자다. 대학동기인 김정주 넥슨 대표와 넥슨을 공동창업, 게임에 발담궜다. 국내 대표게임인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를 만들었다. 얼마전 ‘리니지’는 누적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그는 개발자들에게 로망이자 극복대상. 그가 만든 게임 신화는 아직도 견고하다. 그런 그도 몇년째 정체기다. 2003년초 엔씨소프트를 그만두고 동료개발자들과 함께 만든 ‘XL게임즈’. 첫 개발작인 레이싱게임 ‘XL1’을 내놨으나 올초 서비스를 중지했다. 장르상 한계였다. 현재 신작 ‘프로젝트 X2’를 개발 중이다. 그의 ‘주특기’인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게이머들은 여전히 그의 귀환을 고대하고 있다.

국내 5대 게임개발자 중 한 명인 김학규(35) IMC게임즈 대표. 이름 석자는 흥행보증수표였다. 그라비티 설립 후 만든 ‘라그나로크 온라인’으로 수출신화를 이뤄냈다. 전세계 62개 국가에 수출, ‘게임한류’에 불을 지핀 것. 그러나 김정률 전 회장의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겨 그라비티를 등졌다. 이후 IMC게임즈를 설립, 와신상담 중이다. 지난 2006년 선보인 블록버스터급 게임 ‘그라나다 에스파다’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성급한 출시로 인한 콘텐츠 부족이 원인. 해외수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요즘 그는 대작 두어편을 개발 중이다.

간판급 스타, 김택진(41) 엔씨소프트 사장도 기로에 서있다. 국내 1위 게임업체가 된 엔씨소프트를 11년전 설립, 송재경 사장과 ‘리니지 신화’를 함께 일군 장본인. 그러나 후속작 부진으로 몇년째 고전 중이다. ‘리니지’의 매출은 이미 하락곡선을 그리는 상태. 기대작 ‘아이온’으로 다시 승부수를 띄운다.

한때 신화였던 이들의 고전은 때로는 결단력으로, 때로는 독단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었던 리더십이 원인으로 꼽힌다. 개발자와 경영자는 엄연히 다른 ‘직(職)’이란 것을 간과한 것도 뼈아픈 패인이다. 재기의 칼날을 갈고 있는 그들, 그 신작을 게이머들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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