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화학과 조봉래 교수와 김환명 박사팀은 파장이 길고 에너지가 낮은 근적외선 영역의 광자(photon) 두개를 동시에 흡수했다가 형광으로 방출, 생체 조직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변화를 이광자(two-photon) 현미경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표지물질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이용해 세포 내 칼슘이온 농도의 동적변화와 리소좀의 활동을 살아있는 쥐의 뇌 조직 깊은 곳에서 동영상으로 촬영,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안게반테 캐미(Angewante Chemie)'와 '캐미스트리 유로피언 저널(Chemistry-A European Journal)' 등에 발표했다.
현재 생체조직 구조와 생물학적 현상을 연구하는 데에는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높은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공초점(confocal) 현미경이 널리 사용되지만, 최근에는 파장이 길고 에너지가 낮은 근적외선을 이용하는 이광자현미경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빛의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큰 자외선은 투과력이 약하고 관찰하고자 하는 세포에 심각한 손상을 주지만 파장이 길고 에너지가 낮은 근적외선은 생체조직에 거의 흡수되지 않아 원하는 깊이에 있는 손상되지 않은 조직의 영상을 장시간 고화질로 얻을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앞으로 이광자현미경이 공초점현미경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광자현미경에 사용할 수 있는 표지자 개발은 아직 시작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광자표지자는 강한 이광자형광을 방출하고 관찰하고자 하는 기질에 선택적으로 염색이 돼 적은 농도로도 밝은 이광자현미경 영상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세포에서 생명현상을 조절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칼슘이온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표지자와 세포 내 소기관인 리소좀에서 이광자형광을 방출하는 표지자를 합성, 쥐의 뇌 조직 150㎛ 깊이에서 이들의 변화를 장시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김환명 박사는 "이들 표지자를 이용하면 쥐의 뇌세포 안에서 신호가 전달될 때 칼슘이온을 주고받는 모습과 리소좀이 신경돌기를 통해 활발히 움직이는 생명현상을 고속으로 장시간 촬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광자현미경의 장점은 인위적으로 조작된 시료가 아니라 생체 조직 내에서 이루어지는 자연 그대로의 생명현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 연구진이 이광자현미경 형광염료 연구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앞으로 생체 내에 존재하는 각종 이온과 단백질 등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물질을 검출할 수 있는 이광자 표지자와 생물학적 현상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표지자, 질병 진단에 사용할 수 있는 이광자 진단시약과 치료제 개발 등의 과제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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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세포소기관인 리소좀(화살표 표시된 녹색점)이 움직이는 동영상을 시간별로 촬영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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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화학과 조봉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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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화학과 김환명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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